“군수 선거 맞아?”…야 3당 지도부 총출동 '지지 호소'
●영광군수 재선거 선거운동 첫날
민주·혁신·진보당 대표 출정식 참석
장세일 “기본소득 실현·내수 활성화”
장현 “부정부패 타파·모범행정할 것”
이석하 “영광 명예이자 자존심 될터”
오기원 “군민 잘 사는 영광 만들 것”
입력 : 2024. 10. 03(목) 18:12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영광읍 남천사거리에서 열린 장세일 영광군수 후보의 출정식에서 장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양배 기자
“아따 이게 뭔일이당가. 내가 알던 군수 선거 맞어? 대선도 이렇게 복잡시럽지 않것어. 완전 잔치판이네 잔치판.”

10·16 재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3일,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영광군수 후보들은 각 당의 ‘매머드급’ 지원을 받으며 선거 출정식을 열었다. 이번 재선거는 지역적 특성과 달리, 호남 정치지형과 2026년 지방선거의 민심을 가늠할 ‘풍향계’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각 당이 일찌감치 ‘중앙당 차원 총력전’을 예고했다.

이날 오전 9시께 영광버스터미널 일대는 파랑·민트·노랑·남색 등 각기 다른 색의 유니폼을 입은 선거운동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후보의 유세차량 앞에서 유권자들의 소중한 한 표를 받기 위해 연신 지지를 호소했다. 터미널 곳곳에는 갑자기 추워진 날씨와 비에도 후보자들의 출정식을 보기 위한 지지자들이 몰려와 뜨거운 선거 열기를 실감케 했다.

더불어민주당 장세일 후보가 터미널 남천사거리에서 출정식 깃발을 먼저 들어올렸다. 이곳은 널찍한 사거리 특성상 많은 인원이 운집할 수 있어 ‘민주당의 전통 유세지역’으로 꼽힌다.

이날 민주당 중앙당·광주시당·전남도당 등에서 나온 약 500명의 당원들은 각 모퉁이마다 자리를 잡고 후보의 이름을 연호하거나 ‘엄지춤(기호1번춤)’을 췄다. 여기에 이재명 당 대표를 비롯해 한준호 최고위원, 주철현 전남도당위원장, 양부남 광주시당위원장, 박지원·이개호 상임공동선대위원장, 강위원 더혁신 전 상임대표 등도 가세해 마치 ‘대선 분위기’를 방불케 했다.

이재명 대표는 “한반도 평화·의료대란·쌀값안정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 하지만 경제는 파탄나고 민생은 엉망으로 가고 있다”며 “무능하면 노력하고 사람을 잘 뽑으면 되는데 (지금 정부가) 제대로 하는 게 하나도 없다. 이번 재보선은 ‘미니선거’지만 윤 정권을 2차 심판한다는 것에서 결코 가볍지 않다”고 말했다.

함께 맞붙게 된 조국혁신당에 대해서도 강한 신경전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최전선에서 무도한 정권과 큰 전쟁을 벌이고 있는데 지금 창을 옆으로 찌르고 있는 격이다. ‘소탐대실’ 해서는 안 된다”며 “더 큰 대의인 정권 심판과 정권 교체를 위해 이 대열을 흐트러뜨리지 말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쌀값 안정화법 도입 △영광 기본소득 도입 등을 약속했다. 곳곳에서는 ‘옳소!’ ‘이재명!’ ‘민주당 만세!’ 등의 응원이 쏟아졌다.

장세일 후보는 “이 대표와 제가 영광사랑지원금 100만원 우선 지급을 꼭 약속드리겠다”며 “영광을 기본소득 최초 실현지로서 모범이 되는 곳으로 만들어 침체된 영광지역 내수 경기 활성화를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3일 영광전통시장 앞에서 장현 영광군수 후보 지원유세를 한 후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김양배 기자
같은 시각 200m 떨어진 영광터미널시장 건너편 광장에서는 조국혁신당 장현 후보가 출정식에 나섰다. 조국 당 대표를 비롯해 서왕진·정춘생·강경숙 의원 및 지지자 등 약 500명의 유세단이 투입된 혁신당은 단상에 올라 필승을 다짐했다.

조국 대표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비해 조직·자금력은 약하지만 이번 군수선거에서 전국적인 관심을 받게 하지 않았나”며 “이는 영광에 변화·혁신이 필요하다는 증거다. 관성대로 진행되는 군정을 타파하겠다. 영광 발전을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하게 만들 장현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조 대표는 “지금은 대선이 아니다. 영광을 포함해 호남지역에서 어느 당이, 어느 후보가 제대로 된 정책으로 청렴한 군정을 펼 수 있을지 경쟁하는 것”이라며 “제 목에 칼이 들어와도 윤석열, 국민의힘과 손잡지 않겠다. 장현 후보가 당을 옮길 이유도 없다. 대선에서는 야권이 한뜻으로 일치단결하겠다”고 야권 분화 우려에 선을 그었다.

장현 후보는 “군민의 부름에 응답하고자 16년 만에 이 자리에 다시 섰다. 영광의 변화와 혁신을 위해 인맥을 통한 각종 카르텔과 건설·태양광·풍력업자 등 각종 부정부패부터 타파하겠다”며 “분산에너지법 활성화 특별법 제정을 통한 대기업 유치 및 일자리 창출, 영광군민행복지원금 120만원 지원 등 기존 공약도 꼭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다크호스’로 급부상한 진보당 이석하 후보도 터미널사거리에서 김재연 상임대표, 윤종오 원내대표, 전종덕 국회의원, 오미화 전남도의원 등과 함께 대규모 출정식을 열었다.

사거리를 가득 메운 진보당원들은 ‘기호 5번 이석하’를 연신 외치며 힘 싣기에 나섰다. 유세차량에는 ‘영광군수, 바르게 세우고 싶죠?’라는 문구를 90도로 꺾어 지역민들로부터 “기발하다”는 평을 받았다.

김재연 당 대표는 “이 후보의 당선은 호남정치의 개혁이자 대한민국 정치혁명의 시작”이라며 “진보당은 땀과 섬김의 정치를 일궈왔다. 정권교체를 바라는 영광군민들의 힘을 믿고 영광 군민들이 맡겨주신 소명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석하 후보는 “이석하 돌풍이 태풍이 되고 있다. 저 이석하가 부패비리와 탈당철새를 심판해 지난 30년 기득권 정치를 완전히 종식하겠다”며 “돈이 아닌 땀에 투표해주시길 바란다. 영광의 명예이자 자존심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노란 형광색 선거복을 입은 무소속 오기원 후보도 터미널에서 선거단원과 함께 지지유세를 진행했다. 오 후보 측은 2인 1조로 아파트 단지와 주요 교차로, 골목길 등에서 표심을 집중 공략했다.

오 후보는 “자본·인력이 많이 부족해 다른 후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눈에 띄지 않는다. 직접 움직이면서 한분 한분 만나뵙고 있다”며 “민주당 체제에서 투명·공정 행정이 무너졌다. 이제는 ‘군민이 주인이 돼 잘 사는 영광’을 만들어야 한다. 당이 아니라 인물과 공약을 보고 한 표를 행사해 달라”고 힘을 줘 말했다.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 등이 3일 영광전통시장 앞에서 열린 선거캠프 출정식에서 이석하(왼쪽에서 세번째) 영광군수 후보와 함께 손을 흔들고 있다. 김양배 기자
오지현·정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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