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완화된다고 하는데, 무슨 완화입니까 이게. 카페 내부에서 절반은 손님을 받으면 안 되니깐, 돌려보내야지 무슨 수 있습니까. 확진자가 줄었는데도 한 달 내내 카페 내부 영업에 제한을 두다니… 장사하지 말라는 소리죠."
회사원들이 많이 오가는 금남로에서 카페를 운영 중인 장재훈 씨는 한숨이 날로 깊어간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벌써 2주 동안 카페 내부에 손님을 받지 못했다. 확진자가 주춤했던 지난 10월과 비교해서 수익은 반토막 났다.
장씨는 "필수 의식주를 기준으로 식당 내부는 영업을 허용하고, 카페는 영업을 못 하게 한 것인데 그 내용이 협소한 것 아니냐"며 "요즘 시대는 카페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도 필수고 카페에서 샌드위치나 디저트로 끼니를 때우는 것이 자연스러운데, 이런 시대상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기준이다"고 비판했다.
지하철역 근처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서희정 씨도 같은 고민을 털어놨다.
서씨는 "평소와 비교하면 수익이 70%는 감소한 것 같다. 보통 손님들이 대중교통을 기다리면서 음료를 사는데, 알다시피 어디든 내부에서 음식물을 먹으면 안 되니 사람들이 음료를 사서 먹지 않는다"며 "지금은 월세, 재료비 등 나가는 돈이 더 많다. 코로나 상황이 빨리 종식되길 바랄 뿐이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국카페산업발전대책위원회는 18일 "천편일률적인 방역지침으로 카페문화가 존폐위기에 처했다"며 "규모와 위치, 형태와 내용, 방식 등에서 각기 다른 카페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합리적은 방역지침을 마련하라"고 성명서 발표를 예고하기도 했다.
정부를 믿고 방역지침에 협조하겠다던 소상공인들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고사 직전에 처했다. 무조건 5인 이상 금지, 테이크아웃만 가능, 1시간 이내로 제한 등 천편일률적인 정부의 방역지침에도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확진자가 매일 20명 안팎으로 발생하고 있는 광주시만이라도 최소한 생존권을 보장해달라는 자영업자들의 신음이 나오는 이유다.
닭갈비 집을 운영하는 박중훈(52) 씨는 "영업시간이 9시로 제한되면서 몇몇 손님만 이용할 뿐 저녁 손님도 대부분 끊겼다. 확진자가 줄었는데도 결국 우리 보고 더 참으라는 꼴"이라고 말했다.
노래방 업주 정동수(58) 씨도 "노래방의 경우 식사를 마친 시민들이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2~3차로 여흥을 즐기는 곳"이라며 "손님들이 퇴근하고 식사하는 시간을 감안한다면 오후 9시 이전에 노래방을 찾는 손님은 없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손님 이용이 끝난 방을 30분 정도 운영할 수조차 없다 보니 영업이 더 어려운 상황이다.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하려면 적어도 밤 12시까지는 영업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는 영업시간 전체 포장·배달만 허용됐던 카페에 식당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 오전 5시부터 저녁 9시까지 매장 내 영업을 허용했다. 또 2인 이상이 커피·음료류, 디저트류만을 주문했을 경우 매장 내 머무는 시간을 1시간으로 제한할 것을 강력 권고했다.
카페를 비롯한 음식점은 테이블 또는 좌석 한 칸을 띄워 매장 좌석의 50%만 활용하고, 이를 준수하기 어려울 땐 테이블 간 1m 거리두기, 테이블 간 칸막이 설치 중 한 가지를 준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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