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적유전자>해양학자의 환경일기 ‘서른다섯 번째 기록-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과 기후변화
윤승태 경북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부 해양학전공 조교수
입력 : 2025. 01. 14(화) 16:3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해 11월14일(현지시각)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 연구소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했다. ‘초박빙’일 것이라는 여러 언론사 및 전문가들의 예측과 달리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후보보다 86명이나 많은 선거인단(312 vs 226)을 확보하면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머쥐었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오는 20일부터 공식적인 대통령직을 수행하게 된다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인 미국의 대통령이 바뀌니 세계는 지금 미국발 소식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필자가 연구하고 있는 기후변화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는 대표적인 ‘반(反) 기후’ 정책가로 유명하다. 2017년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했을 때 그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한하는 파리 기후 협약에서 탈퇴를 선언했었다. 물론 실제 파리 기후 협약 탈퇴 시기는 그가 퇴임하기 몇 달 전인 2020년이었고 바이든 대통령이 집권 후 바로 재가입하면서 협약 차원에서는 큰 영향이 없었지만, 이는 트럼프의 기후변화에 관한 인식을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 사건이었다. 그는 당시 주요 국정과제 중 하나로 미국 우선 ‘에너지 계획’을 제시하고 관련 부서에 친(親)화석연료 성향의 인사를 지명했으며, 화석연료 사용도 전면 확대했었다. 물론 이러한 정책적 판단에는 미국 내 경제 상황, 정치, 사회적 원인 등 다양한 고려 사항이 있었겠지만 여기에 기후변화 영향은 철저하게 무시된 것이었다.
이 당시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국립과학재단(NSF), 국립해양대기청(NOAA), 미국 항공우주국(NASA) 등 주요 기후변화 연구기관 예산도 대폭 삭감했었다. 심지어 화석연료 사용 확대에 반대한 과학자들을 연구 프로젝트에서 배제하고 정부가 주관 연구에 참여한 전문가들에게는 결과 조작을 강제했다는 폭로까지 나왔었다. 필자도 이 시기에 박사 후 과정 진학을 위해 미국 유학을 준비했었는데 지원한 기관들에서 받았던 답변 대부분이 연구비가 부족해 새로운 연구자를 고용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제47대 대통령 트럼프도 대선 공약으로 파리 기후변화 협정 탈퇴를 내건 만큼, 취임 후 1년 이내에 미국이 파리 기후변화 협약에서 탈퇴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태이다. 일각에서는 해양과 대기를 조사하는 대표적인 연구기관인 NOAA를 해체하고 많은 기능을 없애 민영화하거나 주 산하기관으로 바꿀 것이라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NOAA의 해체는 기후변화 연구자로서 정말 충격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뿐 아니라 전기자동차 혜택 중단, 재생에너지 지원 축소, 화석연료와 원전 확대 등 트럼프 대통령의 ‘반기후’ 행보는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현재 지구는 ‘지구온난화(global warming) 시대’를 넘어 ‘끓는 지구(global boiling) 시대’를 경험하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향후 5년 내로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시기보다 1.5℃ 이상 높아질 확률이 66%에 달한다고 한다. 지구 평균 온도 상승폭을 2100년까지 1.5℃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2015년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합의한 내용이었는데 약 10년 만에 현실이 되어 버린 상황이다. 따라서 새로운 트럼프 정부의 ‘반기후’ 행보는 과거 트럼프 정부의 ‘반기후’ 정책들보다도 기후변화에 더 큰 악영향을 끼칠 것임이 자명하며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기후변화 연구계는 지금의 위기 상황을 하나의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 내년 미국 정부에서 기후변화 관련 연구비를 삭감함에 따라 당장 미국 연구자들은 기후변화 연구를 위해 해외 협력의 문을 두드릴 확률이 매우 높다. 다시 말해, 우리 입장에서는 미국의 세계적 연구자들과의 협력을 통해 그들의 연구 아이디어 및 노하우를 획득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얘기이다. 현재 우리나라도 어지러운 정치 상황이지만 하루빨리 이 사태가 수습될 수 있길 바라며, 내년 혹은 내후년에라도 정부가 미국을 포함한 해외 기관과의 협력 관련 연구 예산을 확충하고 국내의 젊은 기후변화 연구자들에게 다양한 해외 방문 및 협력 기회를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필자가 연구하고 있는 기후변화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는 대표적인 ‘반(反) 기후’ 정책가로 유명하다. 2017년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했을 때 그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한하는 파리 기후 협약에서 탈퇴를 선언했었다. 물론 실제 파리 기후 협약 탈퇴 시기는 그가 퇴임하기 몇 달 전인 2020년이었고 바이든 대통령이 집권 후 바로 재가입하면서 협약 차원에서는 큰 영향이 없었지만, 이는 트럼프의 기후변화에 관한 인식을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 사건이었다. 그는 당시 주요 국정과제 중 하나로 미국 우선 ‘에너지 계획’을 제시하고 관련 부서에 친(親)화석연료 성향의 인사를 지명했으며, 화석연료 사용도 전면 확대했었다. 물론 이러한 정책적 판단에는 미국 내 경제 상황, 정치, 사회적 원인 등 다양한 고려 사항이 있었겠지만 여기에 기후변화 영향은 철저하게 무시된 것이었다.
이 당시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국립과학재단(NSF), 국립해양대기청(NOAA), 미국 항공우주국(NASA) 등 주요 기후변화 연구기관 예산도 대폭 삭감했었다. 심지어 화석연료 사용 확대에 반대한 과학자들을 연구 프로젝트에서 배제하고 정부가 주관 연구에 참여한 전문가들에게는 결과 조작을 강제했다는 폭로까지 나왔었다. 필자도 이 시기에 박사 후 과정 진학을 위해 미국 유학을 준비했었는데 지원한 기관들에서 받았던 답변 대부분이 연구비가 부족해 새로운 연구자를 고용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제47대 대통령 트럼프도 대선 공약으로 파리 기후변화 협정 탈퇴를 내건 만큼, 취임 후 1년 이내에 미국이 파리 기후변화 협약에서 탈퇴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태이다. 일각에서는 해양과 대기를 조사하는 대표적인 연구기관인 NOAA를 해체하고 많은 기능을 없애 민영화하거나 주 산하기관으로 바꿀 것이라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NOAA의 해체는 기후변화 연구자로서 정말 충격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뿐 아니라 전기자동차 혜택 중단, 재생에너지 지원 축소, 화석연료와 원전 확대 등 트럼프 대통령의 ‘반기후’ 행보는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현재 지구는 ‘지구온난화(global warming) 시대’를 넘어 ‘끓는 지구(global boiling) 시대’를 경험하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향후 5년 내로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시기보다 1.5℃ 이상 높아질 확률이 66%에 달한다고 한다. 지구 평균 온도 상승폭을 2100년까지 1.5℃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2015년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합의한 내용이었는데 약 10년 만에 현실이 되어 버린 상황이다. 따라서 새로운 트럼프 정부의 ‘반기후’ 행보는 과거 트럼프 정부의 ‘반기후’ 정책들보다도 기후변화에 더 큰 악영향을 끼칠 것임이 자명하며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기후변화 연구계는 지금의 위기 상황을 하나의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 내년 미국 정부에서 기후변화 관련 연구비를 삭감함에 따라 당장 미국 연구자들은 기후변화 연구를 위해 해외 협력의 문을 두드릴 확률이 매우 높다. 다시 말해, 우리 입장에서는 미국의 세계적 연구자들과의 협력을 통해 그들의 연구 아이디어 및 노하우를 획득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얘기이다. 현재 우리나라도 어지러운 정치 상황이지만 하루빨리 이 사태가 수습될 수 있길 바라며, 내년 혹은 내후년에라도 정부가 미국을 포함한 해외 기관과의 협력 관련 연구 예산을 확충하고 국내의 젊은 기후변화 연구자들에게 다양한 해외 방문 및 협력 기회를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