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트럼프 ‘지원 유예’ 틈타 우크라 전선 압박…러시아 여름 공세 본격화
입력 : 2025. 07. 05(토) 09:42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일부 중단한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를 기회로 삼아 전례 없는 여름 공세에 나섰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최근 우크라이나 전역에 걸쳐 대규모 공습과 지상 작전을 동시에 강화하고 있다. 특히 지난 3일 밤부터 4일 새벽까지 7시간 동안 드론 539대와 미사일 11발을 동원한 공습은, 전면 침공이 시작된 2022년 2월 이후 최대 규모다. 키이우 등 주요 도시에서 최소 1명이 숨지고, 어린이를 포함해 26명이 부상했다.

지상에서는 북동부 수미 지역을 중심으로 병력 약 5만명을 집결시켜 우크라이나군을 3대 1의 전력 차이로 압박 중이다. 일부 전선에선 러시아군이 도시 20km 안쪽까지 진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WSJ는 “러시아의 목표는 단순한 영토 확장이 아니라, 우크라이나의 병력과 장비를 소모시키고, 전쟁에 대한 우크라이나 국민과 서방의 지지를 약화시키는 데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군의 진군 속도는 느리지만, 지속적인 공세를 통해 전반적인 전쟁 수행력을 약화시키는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공습 직전,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휴전 제안을 거부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배력 회복 의지를 재차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측근인 유리 우샤코프는 “러시아는 목표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방공 미사일 패트리엇 공급을 중단한 것도 전선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고 부족을 이유로 공급을 중단했으며, 이로 인해 키이우 등 주요 도시의 방어망이 약화된 상태다.

독일 메르츠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을 대신 구매해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했고, 젤렌스키 대통령도 같은 내용을 요청했지만, 미국 정부의 추가 수출 허용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한편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본토 깊숙한 곳에 드론을 이용한 타격을 가하고, 고위 지휘관들을 겨냥한 표적 공격을 강화하며 반격을 시도 중이다. WSJ는 “미국의 입장 변화가 전황에 중대한 변곡점을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동환 기자·연합뉴스
국제 최신뉴스더보기

실시간뉴스

많이 본 뉴스

기사 목록

전남일보 PC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