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수의 나눔톡톡> 따뜻한 시선과 포용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혈액원 원장 김동수
입력 : 2025. 07. 01(화) 16:12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혈액원 원장 김동수
“나는 남한에 환상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북한에서 사는 것이 남한보다 훨씬 나은 것 같다. 가족이 너무 보고 싶고,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다.”
지난해 10월, 일주일간 굶주리다가 마을버스를 훔쳐 통일대교로 돌진했던 30대 탈북민 A씨. 그는 결국 재입북을 시도했고, 1심 재판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이런 보도를 접하며, 필자는 20여 년 전 대한적십자사 본사에서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업무를 담당했던 부서장으로서 가슴이 아팠다. 당시 적십자 봉사원들은 엄마, 이모, 삼촌이라 불리며, 탈북민들에게 가족 같은 존재가 되어주곤 했다. 만약 지금도 그런 손길이 곁에 있었다면, 그의 선택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이처럼 생활고와 사회 부적응 등으로 인해 재입북한 탈북민이 이미 31명에 이른다. 목숨을 걸고 찾아온 자유의 땅에서, 왜 이들은 다시 돌아가려 했을까?
2004년부터 북한이탈주민의 국내 입국이 본격화되었으며, 2009년에는 2914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물밀듯이 입국한 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높았고 각계각층의 후원도 많았다. 하지만 정치적 상황 변화와 코로나19를 지나면서 연간 입국자는 200~300명 수준으로 감소했다. 동시에 우리 사회의 관심에서 다소 멀어진 듯 하지만 누적 입국자는 3만4000명을 넘은 상태다.
2024 북한이탈주민 정착 실태조사에 따르면, 남한 생활에 대하여 만족 79.6%, 보통 18.2%, 불만족이 2.2%로 나타났다. 반면 불만족하는 주된 이유는 ‘가족과 떨어져 살아야 해서’가 26.8%로 가장 높았으며, 경쟁이 너무 치열해서, 차별과 편견, 경제적인 어려움, 부적응 순이다.
정부는 국적취득과 함께 주거, 의료, 기초생활 수급 보장, 취업에 있어 다른 이민자에 비해 압도적 지원을 하고 있다. 그런 까닭인지 비교적 남한에서 생활 만족도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런 일이 발생한다는 것은 제도적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여전히 상당수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인해 지속적인 돌봄과 정서적 연대가 필요한 상태임을 반증한다. 이러한 공백이 결국 일부를 다시 북으로 향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반면, 잘 정착한 사례도 있다. 내가 만났던 제주 사랑나눔 적십자봉사회 박나정 회장은 “새터민에 대한 선입견을 바꾸고 이웃으로부터 받은 소중한 사랑을 어려운 이웃과 함께 나누고자 봉사회를 결성했다.”라며 주로 공연단 출신인 이들은 북한의 노래와 춤으로 봉사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봉사 그 자체로 남북 문화의 통합을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오는 14일은 정부가 제정한 ‘북한이탈주민의 날’이다. 이날은 탈북민을 포용하고 권익을 보호하며, 남북 주민 간 통합문화를 형성해 통일인식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졌다. 올해도 전국 각지에서 기념식, 체육대회, 문화행사, 캠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열릴 것이다.
이러한 행사는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는 의미 있는 자리다. 하지만 단발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이웃으로서 지속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가는 노력이 더욱 중요하지 않을까?
특히 이번 기념일을 맞아 북한 이탈주민이 우리 사회와 통합할 수 있는 관점에서 새 정부가 정착도우미의 역할과 지역사회 기관 및 단체와의 연계, 하나센터 운영 등 정착지원정책 전반을 재점검해보면 좋겠다.
동시에 북한이탈주민은 통일로 가는 징검다리이자, 우리가 먼저 품어야 할 이웃이다.
이전보다 더 우리 사회가 다시 따뜻한 시선과 포용심을 가져야 할 때다.
이전보다 더 우리 사회가 다시 따뜻한 시선과 포용심을 가져야 할 때다.
지난해 10월, 일주일간 굶주리다가 마을버스를 훔쳐 통일대교로 돌진했던 30대 탈북민 A씨. 그는 결국 재입북을 시도했고, 1심 재판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이런 보도를 접하며, 필자는 20여 년 전 대한적십자사 본사에서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업무를 담당했던 부서장으로서 가슴이 아팠다. 당시 적십자 봉사원들은 엄마, 이모, 삼촌이라 불리며, 탈북민들에게 가족 같은 존재가 되어주곤 했다. 만약 지금도 그런 손길이 곁에 있었다면, 그의 선택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이처럼 생활고와 사회 부적응 등으로 인해 재입북한 탈북민이 이미 31명에 이른다. 목숨을 걸고 찾아온 자유의 땅에서, 왜 이들은 다시 돌아가려 했을까?
2004년부터 북한이탈주민의 국내 입국이 본격화되었으며, 2009년에는 2914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물밀듯이 입국한 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높았고 각계각층의 후원도 많았다. 하지만 정치적 상황 변화와 코로나19를 지나면서 연간 입국자는 200~300명 수준으로 감소했다. 동시에 우리 사회의 관심에서 다소 멀어진 듯 하지만 누적 입국자는 3만4000명을 넘은 상태다.
2024 북한이탈주민 정착 실태조사에 따르면, 남한 생활에 대하여 만족 79.6%, 보통 18.2%, 불만족이 2.2%로 나타났다. 반면 불만족하는 주된 이유는 ‘가족과 떨어져 살아야 해서’가 26.8%로 가장 높았으며, 경쟁이 너무 치열해서, 차별과 편견, 경제적인 어려움, 부적응 순이다.
정부는 국적취득과 함께 주거, 의료, 기초생활 수급 보장, 취업에 있어 다른 이민자에 비해 압도적 지원을 하고 있다. 그런 까닭인지 비교적 남한에서 생활 만족도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런 일이 발생한다는 것은 제도적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여전히 상당수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인해 지속적인 돌봄과 정서적 연대가 필요한 상태임을 반증한다. 이러한 공백이 결국 일부를 다시 북으로 향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반면, 잘 정착한 사례도 있다. 내가 만났던 제주 사랑나눔 적십자봉사회 박나정 회장은 “새터민에 대한 선입견을 바꾸고 이웃으로부터 받은 소중한 사랑을 어려운 이웃과 함께 나누고자 봉사회를 결성했다.”라며 주로 공연단 출신인 이들은 북한의 노래와 춤으로 봉사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봉사 그 자체로 남북 문화의 통합을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오는 14일은 정부가 제정한 ‘북한이탈주민의 날’이다. 이날은 탈북민을 포용하고 권익을 보호하며, 남북 주민 간 통합문화를 형성해 통일인식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졌다. 올해도 전국 각지에서 기념식, 체육대회, 문화행사, 캠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열릴 것이다.
이러한 행사는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는 의미 있는 자리다. 하지만 단발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이웃으로서 지속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가는 노력이 더욱 중요하지 않을까?
특히 이번 기념일을 맞아 북한 이탈주민이 우리 사회와 통합할 수 있는 관점에서 새 정부가 정착도우미의 역할과 지역사회 기관 및 단체와의 연계, 하나센터 운영 등 정착지원정책 전반을 재점검해보면 좋겠다.
동시에 북한이탈주민은 통일로 가는 징검다리이자, 우리가 먼저 품어야 할 이웃이다.
이전보다 더 우리 사회가 다시 따뜻한 시선과 포용심을 가져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