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 수소 발생 반응 원리 첫 규명
리간드가 반응 주도 핵심 입증
전자·양성자 동시 전달 확인
차세대 수소 촉매 설계 기여
입력 : 2025. 06. 16(월) 10:24
왼쪽부터 광주과기원 화학과 서준혁 교수, 이원중 석박통합과정 학생. GIST 제공
광주과학기술원(GIST) 연구팀이 수소 발생 전기화학 반응의 새로운 작동 원리를 세계 최초로 규명하며 친환경 수소 생산 기술의 전기를 마련했다.

GIST는 서준혁 화학과 교수팀이 순천대, 전북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과 공동으로 고산화 상태 금속에서 전자와 양성자가 동시에 이동하는 새로운 수소 발생 반응 경로를 밝혀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팀은 텅스텐(W) 금속에 디티올렌(dithiolene) 리간드가 결합된 착화합물을 활용해 수소 결합이 수소 발생 반응을 유도하는 핵심 요소임을 입증했다. 이는 그동안 보조적 존재로 여겨졌던 리간드가 촉매 반응의 중심적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보여준 최초 사례다.

이번 연구는 리간드와 금속 간 상호작용이 전기화학 반응에 미치는 영향을 정밀 분석해 수소 발생 반응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설계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에 따르면 약산성 물질인 트라이에틸암모늄이 텅스텐 착화합물 내 W=O 결합과 디티올렌의 황 원자에 이중 수소 결합을 형성하면서 전자와 양성자가 함께 이동하는 경로가 만들어진다. 이는 전압을 낮춰도 촉매 반응이 가능해지는 중요한 전자 구조의 변화로 이어졌다.

전자상자성공명(EPR) 분석을 통해 수소 결합 후 형성된 W(III)?OH 중간체를 직접 검출했으며, 중수소(D)를 활용한 실험에서는 수소 동위원소 교체에 따른 반응 속도 차이(H/D 비율 1.62)가 관측돼 전자?양성자 동시 전달(PCET)이 실제 작동하고 있음을 입증했다.

이론 계산 결과도 이중 수소 결합이 전자 구조를 안정화시켜 촉매 활성 종으로 작용함을 확인했다. 해당 텅스텐 착화합물은 약 99%의 패러데이 효율과 초당 12만2277회의 턴오버 빈도(TOF)를 기록해 우수한 수소 생산 성능을 입증했다.

서 교수는 “리간드가 단순한 보조자가 아닌 반응을 주도하는 핵심임을 실험으로 보여준 결과”라며 “인공광합성, 이산화탄소 전환, 수전해 등 차세대 에너지 전환 반응에 폭넓게 응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와 한국연구재단, 교육부 LAMP 프로그램, KBSI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 앙게반테 케미 국제판에 2025년 5월 22일 온라인 게재됐다. 연구에는 GIST 박사과정 이원중, 김진 순천대 교수, 김선희 박사(KBSI·중앙대), 조경빈 전북대 교수 등이 참여했다.
노병하 기자 byeongha.no@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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