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석대>한글산업화
이용환 논설실장
입력 : 2025. 05. 15(목) 16:25

이용환 논설실장
“모든 발음을 표기할 수 있는 한글만큼 ‘떼뚬’의 문자표기에 적합한 글자는 없을 것이다.” 지난 2004년 동티모르 국립대 이은택 교수가 동티모르 정부에 ‘떼뚬’의 표기를 한글로 하자는 제안을 내놨다. ‘떼뚬’은 동티모르의 고유한 언어. 하지만 이를 적을 문자가 없어 동티모르는 알파벳을 사용하고 있었고, 알파벳의 한계로 이를 대신할 글자를 찾고 있었다. 이른바 ‘떼뚬-훈민정음 연결 프로젝트’ 였다. 그 해 동티모르 대통령의 부인 커스티 구스마오씨와 호세 라모스 호르타 외무장관이 한국을 찾기도 했다. 결국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떼뚬-훈민정음’ 프로젝트는 한글의 우수성을 전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말은 있지만 글이 없는 민족에게 ‘문화의 빛’을 안긴 쾌거다.” 2009년 8월 7일, 훈민정음학회가 인도네시아 부톤 섬 찌아찌아 부족과 한글을 공식 표기 문자로 도입하겠다는 협약을 맺었다. 인구 6만여 명의 소수민족인 이들은 독자적인 언어를 갖고 있었지만 이를 표기할 문자가 없어 고유어를 잃을 위기에 처해 있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훈민정음학회가 찌아찌아 족을 찾아 한글 채택을 건의했고 인도네시아가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그리고 16년이 지난 지금 한글은 찌아찌아 족에게 없어선 안될 문화가 됐다. “찌아찌아 족이 한글을 통해 부족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해 11월 찌아찌아 족을 취재한 뉴욕타임스의 평가다.
한글은 창제 원리의 과학성과 독창성이 뛰어난 ‘꿈의 알파벳’이다. 전통 철학과 과학 이론이 결합된 세계 최고의 문자이기도 하다. 실제 한글은 모양이 체계적이고 간단한데다 배우기 쉽고 어떤 소리든 표기할 수 있다. 디지털 시대, 표음문자라는 것도 장점이다. 소리를 자음과 모음으로 표기하는 한글은 컴퓨터나 휴대전화에서 문자입력 속도가 한자나 일본어보다 최대 10배 가량 빠르다. 문자입력이 정보 검색과 전송 속도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한글은 지식 정보화 시대 개인과 기업은 물론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 탄신일(15일)에 맞춰 (가칭)한글산업진흥원추진위원회가 광주에 활동을 시작했다. 인공지능(AI) 시대, 광주형 AI로 한글을 산업화시켜 광주의 미래를 꿈꾸겠다는 전국 최초의 시도다. 조선대와 지역혁신중심대학지원체계(RISE) 사업의 하나인 글로벌 오픈 캠퍼스 운영을 위한 프로그램도 추진중이다. 지역특성을 반영한 데이터셋을 구축하고 한국어 AI 교육 컨텐츠를 개발하겠다는 것이 추진위의 목표다. 한글산업을 미래 광주 산업 생태계의 중심으로 이끌겠다는 의지도 담겼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문호 ‘펄벅’은 한글을 두고 ‘세계에서 가장 훌륭하고 가장 단순한 글자’라고 했다. 가장 훌륭하고 단순한 한글로 광주의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겠다는 한글산업진흥원의 도전이 반갑다. 이용환 논설실장
“말은 있지만 글이 없는 민족에게 ‘문화의 빛’을 안긴 쾌거다.” 2009년 8월 7일, 훈민정음학회가 인도네시아 부톤 섬 찌아찌아 부족과 한글을 공식 표기 문자로 도입하겠다는 협약을 맺었다. 인구 6만여 명의 소수민족인 이들은 독자적인 언어를 갖고 있었지만 이를 표기할 문자가 없어 고유어를 잃을 위기에 처해 있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훈민정음학회가 찌아찌아 족을 찾아 한글 채택을 건의했고 인도네시아가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그리고 16년이 지난 지금 한글은 찌아찌아 족에게 없어선 안될 문화가 됐다. “찌아찌아 족이 한글을 통해 부족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해 11월 찌아찌아 족을 취재한 뉴욕타임스의 평가다.
한글은 창제 원리의 과학성과 독창성이 뛰어난 ‘꿈의 알파벳’이다. 전통 철학과 과학 이론이 결합된 세계 최고의 문자이기도 하다. 실제 한글은 모양이 체계적이고 간단한데다 배우기 쉽고 어떤 소리든 표기할 수 있다. 디지털 시대, 표음문자라는 것도 장점이다. 소리를 자음과 모음으로 표기하는 한글은 컴퓨터나 휴대전화에서 문자입력 속도가 한자나 일본어보다 최대 10배 가량 빠르다. 문자입력이 정보 검색과 전송 속도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한글은 지식 정보화 시대 개인과 기업은 물론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 탄신일(15일)에 맞춰 (가칭)한글산업진흥원추진위원회가 광주에 활동을 시작했다. 인공지능(AI) 시대, 광주형 AI로 한글을 산업화시켜 광주의 미래를 꿈꾸겠다는 전국 최초의 시도다. 조선대와 지역혁신중심대학지원체계(RISE) 사업의 하나인 글로벌 오픈 캠퍼스 운영을 위한 프로그램도 추진중이다. 지역특성을 반영한 데이터셋을 구축하고 한국어 AI 교육 컨텐츠를 개발하겠다는 것이 추진위의 목표다. 한글산업을 미래 광주 산업 생태계의 중심으로 이끌겠다는 의지도 담겼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문호 ‘펄벅’은 한글을 두고 ‘세계에서 가장 훌륭하고 가장 단순한 글자’라고 했다. 가장 훌륭하고 단순한 한글로 광주의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겠다는 한글산업진흥원의 도전이 반갑다. 이용환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