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 석유화학산업 탄소중립 전환 속도 낸다
무탄소연료 NCC 기술개발 선정
410억 규모 국비·민간투자 확보
여수산단 중심 친환경 전환 추진
"선제대응지역 연계 경쟁력 강화"
입력 : 2025. 05. 06(화) 16:14
석유화학산업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라남도 여수시가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된 가운데 여수국가산단을 중심으로 친환경 전환을 위한 사업이 본격화된다.

6일 전라남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의 ‘석유화학 무탄소 연료 기반 납사분해공정(NCC) 기술개발사업’ 공모에 최종 선정돼 총 410억 원 규모의 국비 및 민간투자를 확보했다.

이번 사업은 여수국가산단을 중심으로 오는 2028년까지 4년간 추진되며, 전남 석유화학산업의 친환경 전환을 위한 실질적인 첫걸음을 내딛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해당 사업은 기존 NCC 공정의 주요 열원인 LNG 및 메탄 등 화석연료를 수소·암모니아 기반의 무탄소 연료로 대체하는 친환경 공정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실증 설비를 통해 검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총사업비 410억 원 중 국비는 293억 원, 민자로는 117억 원이 투입된다.

납사분해공정(Naphtha Cracking Process)은 석유에서 추출한 납사를 고온(800℃ 이상)으로 가열해 에틸렌, 프로필렌 등의 기초 유분을 생산하는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 공정이다. 하지만 현재는 메탄 등을 가열원으로 사용하는 구조 탓에, 납사분해공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전체 석유화학 산업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서는 이러한 고탄소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이번 사업을 통해 추진되는 주요 과제는 △수소·암모니아 연소기를 포함한 납사분해공정의 친환경 전환 기술 개발 △상용급 수준의 납사 열분해 공정 설계 및 실증 △공정의 안정성, 환경성, 경제성 종합 분석 및 무탄소 연료공급 시스템 구축 등이다.

국내 독자 기술로 납사분해공정의 탄소중립화를 실현함으로써, 글로벌 석유화학 산업이 직면한 지속가능성 문제에 대응하고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공모에는 여수산단 내 대표 석유화학 장비 기업인 ㈜용호기계기술이 주관기관으로 참여해 선정됐으며, 이를 통해 국내 최초로 무탄소 연료 기반의 차세대 납사분해공정 파일럿 설비 구축이 가능해졌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여수를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최종 확정했다. 석유화학 분야에서는 국내 첫 사례다. 이번 지정으로 긴급경영자금, 보조금 우대와 함께 정책금융이 강화되고, 만기연장과 상환 유예, 우대보증도 진행된다. 연구 개발과 경영 자문, 고용 안정에 대해서도 내년 이후 예산 반영이 가능하게 됐다. 지정 기간은 2년으로, 이 기간 여수시는 지방교부세 622억 원을 추가로 배정 받게 됐다. 전남도와 여수시는 3707억 원 규모의 5개 분야, 19개 지원 사업을 발굴해 정부 예산을 확보할 계획이다.

전라남도 관계자는 “여수 석유화학산단은 전남 경제의 중심축이자 대한민국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 거점”이라며 “글로벌 공급과잉과 고탄소 구조로 인한 위기를 친환경 전환이라는 기회로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기술개발사업은 단순한 실증을 넘어 여수산단이 지속가능한 산업 생태계로 나아가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전남도는 여수의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과 연계해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친환경 전환을 위한 국가 공모사업 유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오지현 기자 jihyun.oh@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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