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우크라 에너지·인프라 휴전 합의
30일 휴전은 불발
입력 : 2025. 03. 19(수) 09:3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현지 시간) 장시간 통화 끝에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에너지 및 인프라 시설 공격을 중단하고, 영구 협정을 위한 논의를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당초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제안한 30일 임시휴전은 러시아 측 거부로 불발된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대신 에너지 및 인프라시설에 한해 휴전하기로 했다.

미 백악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90여분간 통화 후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양측이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과 평화 필요성에 대해 얘기했다”면서 “두 지도자는 이 전쟁이 지속적인 평화와 함께 종식될 필요가 있다는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도자들은 흑해에서의 해상 정전과 완전한 휴전, 영구적인 평화를 이행하기 위한 기술적 협상은 물론 에너지와 인프라시설 공격을 멈추고 평화로의 움직임을 시작하는 것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이러한 협상이 즉시 중동에서 시작될 것이다”고 밝혔는데, 앞서 휴전 논의가 진행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본격적인 논의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일부 분야이긴 하지만, 휴전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날 인프라 시설에 대한 휴전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당초 추진하던 전면적인 30일 임시휴전 조치는 불발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러시아와 고위급 회담을 열고 종전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했고, 지난주에는 같은 장소에서 우크라이나와 종전을 위한 30일 임시 휴전에 합의했다.

이후 미국은 30일 임시휴전에 대해 러시아와 협상을 이어왔고, 이날 최고위급 전화회담까지 이뤄지며 합의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하지만 백악관은 우크라이나와 합의한 30일 임시휴전안을 러시아가 받아들였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보도자료에서 밝히지 않았다.

대신 러시아 크렘린궁은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에너지 인프라 시설에 대한 상호 공습을 30일간 중단하는 것을 제안했고, 푸틴 대통령이 이런 구상에 건설적인 반응을 보였고, 러시아군에 상응하는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30일 임시휴전을 수용하지 않았고, 일부 중요시설에 대해서만 공격을 중단하는 것으로 절충안이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AP통신은 “푸틴 대통령이 광범위한 휴전을 고려하기 위해 우크라이나가 반대해온 이전 조건들에서 물러섰다는 징후는 없다”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나토 군사동맹 가입을 포기하고 군대를 대폭 감축하며 러시아어와 문화를 보호해 우크라이나가 계속 러시아의 영향권에 있도록하는 등 양보를 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NBC는 백악관 발표에는 구체적인 내용이 없었지만, 이번 통화에서 휴전을 위해 우크라이나가 포기해야할 부분에 대한 논의가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통화에 앞서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와 토지 문제가 논의될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한 바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중동 평화를 위한 협력도 논의하고, 양국 관계 개선에도 합의했다.

백악관은 “지도자들은 미래 분쟁들을 예방하기위한 중동에서의 잠재적 협력에 대해서도 광범위하게 대화했다”며 “그들은 전략무기 확산을 막아야한다는 필요성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했고, 가능한 한 광범위한 적용을 위해 다른 국가들과 대화할 것이다”고 전했다.

또한 “두 정상은 이란이 이스라엘을 파괴할 수 있는 위치에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견해를 공유했다”고 부연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미러간 관계 개선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는 “양자 관계가 개선된 미래는 엄청난 이점이 있다는데 동의했고, 여기에는 막대한 경제거래와 평화가 달성됐을 때 지정학적 안정성이 포함된다”고 백악관은 설명했다.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분쟁의 평화적 해결에 대한 근본적인 약속을 재확인했고, 미국 파트너와 함께 포괄적이고 지속 가능하며 장기적인 해결책을 검토하기 위해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오는 19일 포로 175명씩을 교환할 계획이다. 중상을 입어 치료를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 군인 23명이 석방될 예정으로 전해졌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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