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칼럼>투자보다 한 박자 쉬어야 할 트럼프 시대
송호 경제 칼럼니스트
입력 : 2025. 03. 13(목) 09:30
송호 경제 칼럼니스트
美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의 칼을 휘두르며 모든 국가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 북미 이웃 국가인 캐나다, 멕시코는 물론 중국,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를 상대로 예외 없이 관세가 아니면 공장을 지으라고 협박하고 있다. 트럼프의 속마음이 협박에만 그칠 것인지, 실제로 실행될 지는 알 수 없지만 이런 식의 ‘미치광이 전략’은 미국 내에서도 큰 우려를 낳고 있다. 상대 국가의 보복 관세와 미국 관세로 인한 국내 물가상승 등으로 미국 역시 피해를 입을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폭주하는 기관차가 된 것은 미국의 천문학적인 국가 부채에 그 원인이 있다. 2025년 기준 36조 달러 (약 5경원)에 달하는 미국의 부채는 10년 전에 비해 2배 폭증했고, 빛을 내서 빛을 갚아야하는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 처 해있다는 것이 경제학자들의 진단이다. 폭주 기관차의 목적지는 트럼프 경제의 설계자로 알려진 스콧 베센트 미 재무부 장관의 언행을 보면 짐작할 수 있다. 베센트는 한때 미국이 주도했던 자유무역주의는 중국 등의 이용물이 되어 미국의 무역적자를 심화시키는 도구가 되었고 이제는 이것을 바로잡아 공정무역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개선방안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관세이고 관세로 인해서 증시하락, 물가상승 등 잠시의 고통이 있더라도 더 좋은 미래를 위해서 참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가 미 정부 효율성 위원회 수장 자격으로 대대적인 공무원 감축과 국제원조를 감축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만약 필자가 미국인이고 지금 미국의 국가 부채 상황을 보면 트럼프와 트럼프 경제의 설계자 베센트의 생각과 주장은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다른 국가의 입장이라면 트럼프의 과격한 관세 우선주의가 안겨줄 타격이 크고 미국의 재정이 흑자로 돌아서기 위해서는 수 많은 국가들의 희생이 뒤따르는 것은 명약관화한데 미국의 협박에 순순히 따라줄 나라는 아마도 없을 것이다. 미국의 경제가 하방 곡선을 그리더라도 당분간 무역전쟁을 포기할 의사는 없어 보인다는 것도 문제다.

결국 트럼프 발 세계 무역전쟁은 모두가 피를 흘릴 뿐 승자 없이 패자만 남을 가능성이 크다. 2025년은 한국의 투자자들에게도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다.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ETF가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생각하지만 섣부른 투자보다는 현금을 확보하고 한 박자 쉬는 것도 투자의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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