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보수적인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검은색과 회색 그리고 하얀색을 선호했으며, 국산 자동차 색상도 갈수록 화려해졌다. 소비자들은 주로 고급차에 검은색을 선호하고 있다.

미국에 본사를 둔 자동차 코팅제 생산업체인 듀폰은 ‘2008 듀폰 글로벌 자동차 색상 인기도 리포트’를 발표했다. 나라별 좋아하는 자동차 색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검정(25%)이 2위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서 검정은 매우 나쁜 의미의 색이며, 우선 가장 추운 겨울이나 북쪽 그리고 인생의 끝을 상징한다. 검정은 ‘근묵자흑(近墨者黑, 먹을 가까이하면 검어진다는 뜻)’이란 말도 있듯이 속세에 물든 타락한 색이다. 그러나 권력과 지배를 암시하는 동시에 우아함과 기품을 표현하고자 할 때 또는 숨겨진 강력한 힘을 나타내려 할 때 검은색을 사용하면 좋다.

2000년 지(誌)에서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색깔’을 조사했다. 그 결과에 의하면, 검은색이 5.5% 순으로 1988년 조사와 근사치에 가깝다.

한국색채연구소 표준화팀(1998년)은 1997년 11월 수도권 5개 지역과 지방 8개 지역으로 나누고 1500여명의 국민을 대상으로 제4차 대국민 색채 선호도를 조사했다. 이 설문조사는 재단법인 한국색채연구소가 시행하고 있는 통상산업부의 산업기술 기반조성 사업, 플라스틱 색채 표준화 사업의 일환으로 확대 시행됐다. 1차년도 사업의 결과물인 300색 중 대표되는 78색을 선정해 이를 시편으로 활용하고, 응답자가 시편 중에서 각 설문 항목별로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색을 직접 고를 수 있도록 했다. 한달여 기간 실시된 설문조사는 6가지 항목에서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가장 싫어하는 색으로는 빨강(9,8%), 노랑(7.8%), 갈색(5.8)%, 검정(3.2%), 분홍(3.1%) 순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과거의 조사와 마찬가지로 고채도의 원색들이 혐오 색의 상위를 기록했고 중간색 종류의 안정된 색에 대한 거부 반응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류, 자동차, 아파트 외벽의 색, 주방용 가전제품의 항목별로 가장 좋아하는 색을 조사했다. 의류에서는 검정이 28%, 하양이 7%, 짙은 빨강과 빨강이 각각 4%와 3%씩 나타났다. 빨강의 선호가 눈에 띄게 늘어났지만, 검정과 하양의 선호 비율은 큰 차이 없이 같은 순위를 기록해 흑백에 대한 선호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에서는 검은색이 25%, 하얀색이 22%, 빨간색이 7%, 다갈색이 3%로 나타나 의류와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3차 조사와 비슷). 검은색과 하얀색의 비중이 반가량을 차지한다는 사실이 이채롭다.

주방용 가전제품에서는 하얀색(13%)과 검은색(7%), 검은색과 짙은 빨간색(와인색이 3%)을 제외하면 하양에 가까운 밝은 파란색, 밝은 분홍색들이 상위의 주류를 이루었다.

●색채와 음식

토마토는‘눈의 비타민’이라고 불리고, 비타민A가 함유돼 노안을 예방할 수 있는 채소다. 익지 않은 토마토 3개를 따서 1개는 하얀 천, 또 1개는 빨간 천, 마지막 1개는 검정 천에 싸서 햇볕이 드는 곳에 놓았다. 얼마 후 검정 천의 토마토는 녹색 그대로 시들어 있었다. 천의 색깔에 따라 익는 정도가 다른 것은 토마토가 필요로 하는 햇빛의 투과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12세기 영국과 유럽에서는 2가지 빵이 존재했는데, 검정 빵(호밀에 밀을 조금 섞어서 만듦)은 농민들이 먹는 서민용으로 구분됐다. 14세기 후반에는 하얀 빵 조합과 검정 빵 조합이 결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