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 연구원, 초강력 레이저로 양자전기역학 기본 현상 첫 입증
우주 천체 현상 지상 구현가능
입력 : 2024. 10. 22(화) 16:19
GIST 남창희 초빙석학, IBS 성재희 수석연구원. GIST 제공
“초강력 레이저를 이용한 빛-물질 상호작용의 연구를 통해 다양한 천체 현상을 지상에서 구현, 지금까지 제시된 이론적 예측을 확인하고 새로운 물리 현상을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동안 이론적으로만 연구돼 오다 최근에야 관련 실험 연구가 시작된 강력장 양자전기역학 현상을 최초로 입증한 광주과학기술원 연구원들의 소감이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남창희 물리·광과학과 교수와 성재희 고등광기술연구소 수석연구원 연구팀이 초강력 레이저를 이용해 강력장 양자전기역학 현상인 비선형 콤프턴 산란을 실험적으로 입증했다.

빛과 물질의 상호작용, 즉 전자기 현상의 가장 근본적인 이론은 특수 상대론과 양자역학을 결합해 만든 양자전기역학이다. 약한 빛의 양자전기역학은 1950년대까지 이론이 완성되고 검증도 완료됐으나 강력한 빛에 의한 양자역학적 진공이 빛-물질 상호작용에 영향을 끼치는 강력장 양자전기역학은 관련 연구가 부족한 실정이다.

남창희 교수는 “양자역학적 진공은 일반적으로 또는 고전물리에서 진공은 아무것도 없는 텅 빈 공간이지만 양자역학적으로는 입자와 반입자가 아주 짧은 시간 동안 발생하고 소멸하는 일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공간이다”며 “이를 양자역학적 진공이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GIST-IBS의 세계 최고 세기를 가지는 초강력 레이저(왼쪽)와 비선형 콤프턴 산란 실험 개념도. GIST 제공
강력한 빛과 물질이 상호 작용하게 되면 양자역학적 진공 요동이 상호작용에 중요한 요소로 등장함을 1930년대에 이론적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이를 실험적으로 증명하기 위해 필요한 레이저의 출력이 너무 세기 때문에 지금까지 증명할 수 없었다.

보통 전자 한 개와 광자 한 개가 충돌하지만 빛이 충분히 세면 전자 한 개와 많은 수의 광자가 동시에 충돌하면서 고에너지 광자 한 개가 발생한다. 이를 비선형 콤프턴 산란이라고 하며, 새로운 상호작용 영역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일어나는 물리 현상을 뜻한다.

비선형 콤프턴 산란을 실험적으로 입증하기 위한 연구가 10여 년 전부터 유럽, 미국, 중국 등 초강력 레이저 시설을 보유한 그룹에서 추진돼 왔다. 최근까지 비선형 콤프턴 산란에 대한 간접적인 증거나 빛이 충분히 세지 못한 영역에서의 결과만 제시됐을 뿐이다.

남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초강력 레이저를 이용해 빛의 세기가 극히 강력한 영역에서 비선형 콤프턴 산란을 직접적으로 실증함으로써 빛-물질 상호작용의 새로운 탐구 영역을 개척할 수 있었다”며 “초강력 레이저를 두 개의 빔으로 가른 뒤 하나의 레이저 빔은 기체에 집속시켜 고에너지 전자를 발생시키고, 다른 빔은 이 고에너지 전자와 충돌시켜 비선형 콤프턴 산란을 일으켰다”고 말했다. 이어 “자체 개발한 세계 최고 세기의 4 페타와트(PW) 초강력 레이저를 이용해 비선형 콤프턴 산란을 세계 최초로 구현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성과로 강한 세기의 빛-물질 상호작용에 대한 기존의 실험적 한계를 획기적으로 극복했을 뿐만 아니라, 우주에서 일어나는 천체 현상을 지상에서 구현할 가능성을 열었다.

남창희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를 통해 빛과 물질의 상호작용 연구가 양자적 진공이 상호작용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새로운 영역 즉, 강력장 양자전기역학에 진입하게 됐고 진공의 본질을 더 잘 이해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연구 결과는 광학 분야의 국제 학술지 ‘네이처 포토닉스(Nature Photonics)’에 지난 14일 온라인 게재됐다.
김은지 기자 eunji.kim@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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