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석대>호랑이 꼬리 잡기 저주
김성수 논설위원
입력 : 2024. 09. 03(화) 17:42
프로야구 1위 팀인 KIA타이거즈가 우승 확정 매직넘버를 ‘12’(9월 2일 기준)로 줄였다. 잔여 시즌 18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큰 변수만 없다면 정규리그 우승이 눈앞이다.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도 거머질 것으로 기대된다.
 
KIA타이거즈는 시즌 초반을 제외하고 줄곧 1위를 놓치지 않았다. 1위 굳히기의 비결이라면 다른 팀은 몰라도 2위 팀은 확실히 잡고 또 잡아서다.
 
KIA는 올해 1위를 달리고 있을 때 2위 팀을 만난 18경기에서 16승2패로 무려 8할대(0.889) 승률을 자랑한다. 2위 팀이 KIA를 만날 때마다 패하자 ‘호랑이 꼬리 잡기의 저주’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시즌 초반 1경기 차이로 KIA타이거즈를 뒤쫓던 2위 NC는 1위를 넘봤지만 희망은 희망으로 끝났다. 이어 2위에 등극했던 두산, LG, 삼성도 줄줄이 호랑이 꼬리 잡기의 저주를 당했다. 특히 연승을 이어가던 삼성은 시즌 막판 마지막 1위 역전 기회가 왔었다. 지난달 30일부터 이어진 2연전에서 4.5경기 차 2위였던 삼성이 호랑이 꼬리 잡기를 시도했다. 하지만 대구 원정에서 KIA는 2경기 모두 역전승으로 장식하며 격차를 6.5경기로 벌렸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물고 물리는 먹이 사슬이 어느 때보다 극심하다. 1위 KIA는 7~8위 롯데(5승7패1무), SSG(6승9패) 상대로 열세를 보였다. 하지만 1위 등극을 노리던 2위 팀들의 꿈을 깨며 1위를 굳혔다. KIA 꼬리를 잡으려다 놓친 2위 팀들이 그 이후 하나같이 성적이 급락했다. 정말 저주가 현실이 된 것이다. 강팀에 강한 기아의 화끈한 경기력에 기아팬들은 열광하고 있다.
 
KIA타이거즈의 홈구장인 챔피언스필드 개장 후 최다 매진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광주챔피언스필드는 지난달 28일 기준 누적 관중 100만215명을 기록해 2017년 이후 7년 만에 ‘100만명’을 돌파했다.
 
전국구 구단다운 KIA타이거즈의 면모다. ‘도니살’(도영아 니 땀시 살어)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김도영, 양현종, 최형우 등은 기록잔치를 펼치며 팬들을 환호시키고 있다. 하지만 최근 전력에 비상등이 켜졌다. 외국인 선발투스 제임스 네일의 부상 등으로 전력 공백이 우려된다.
 
하지만 KIA타이거즈는 한국시리즈에 11회 진출해 11회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는 호랑이 꼬리 잡기 저주까지 더해진 KIA타이거즈의 ‘V12’는 결코 꿈이 아니라는 확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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