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영화 티켓값’ 논란… 저가 광주 극장들 ‘눈길’
국내 3사, 코로나 이후 1만5천원대
배우 최민식 소신 발언 논란 점화
광주극장·독립영화관 1만원 이하
독립영화·고전명작… 상영작 다양
입력 : 2024. 08. 27(화) 17:56
멀티플렉스 3사(CGV·메가박스·롯데시네마)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입은 손실을 회복하기 위해 2019년 1만2000원(주말 기준)이었던 영화관 티켓 가격을 현재 1만5000원 수준까지 올린 가운데 광주지역에서 1만원 이하의 저렴한 가격에 예술영화 등을 관람할 수 있는 극장이 있어 눈길을 모은다. 사진은 광주극장 전경.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가파르게 오른 영화 티켓 가격을 둘러싼 논란이 최근 배우 최민식의 “티켓 가격이 너무 비싸 내려야 한다”는 소신 발언으로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가운데 광주지역에서 저렴하게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극장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27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멀티플렉스 3사(CGV·메가박스·롯데시네마)는 코로나19 당시 입은 손실을 회복하기 위해 지난 2019년 1만2000원(주말 기준)이었던 영화관 티켓 가격을 현재 1만5000원 수준까지 올렸다. 특별상영관(IMAX·4D 등)의 티켓 가격은 2만원에 달하고, 여기에 팝콘과 콜라까지 구매하면 ‘영화 관람’을 위해 들어가는 비용만 2인 기준 최소 4만원에 이른다. 시민단체 등은 지난 6월 공정거래위원회에 멀티플렉스 3사를 티켓값 담합·폭리 혐의로 신고하기도 했다.

세계적으로 비교해 봤을 때도 한국 영화 티켓값은 비싼 편이다. 글로벌 가격 비교 플랫폼 눔베오(NUMBEO)에 따르면, 지난 1년간 한국의 영화 평균 티켓값은 11.23달러(약 1만5000원)로, 조사 대상국 96개국 중 27번째로 높았다. 영화 티켓값을 1인당 명목 GDP 대비 환산하면 0.033%로 미국(0.016%)의 2배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광주지역에서 1만원 이하의 저렴한 관람료로 영화를 상영하는 극장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경제적 부담으로 문화생활을 멀리했던 소비자들이 티켓 가격 부담 없이 영화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현재 개봉작이 아닌 ‘독립영화’, ‘예술영화’ 등을 다양하게 관람할 수 있어 이색 데이트를 원하는 커플, 실내 나들이를 계획하는 가족 관람객, 광주지역에만 있는 극장에 방문해 보고 싶은 여행객에게도 특별한 경험이 될 수 있다.

먼저 광주극장은 동구 충장로에 자리 잡고 있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단일극장으로, 1935년 개관 이후 꾸준히 독립·예술 영화관의 정체성을 지키고 있다. 이날 기준 현재 상영 영화는 △퍼펙트 데이즈 △비포 선셋 △더 원더스 등이다. 관람료는 성인 기준 1만원, 청소년 9000원, 극장 후원회원 등록 시 7000원 등이다. ‘패키지 티켓’ 구매 시 영화 세 편을 2만7000원에, 다섯 편을 4만원에 관람할 수 있다. 이용 기간은 패키지별로 각각 1~2달로 명시돼 있다.

동구 제봉로 광주영상복합문화관에 위치한 광주독립영화관은 101석(장애인 2석 포함) 규모로, 이용 요금은 일반요금 기준 성인 1만원, 할인요금 기준 청소년·경로·국가유공자 8000원, 장애인(동반 1인) 6000원, 단체(10인 이상) 9000원이다. 이날 기준 상영 중인 영화는 △문경 △샤인 △비포 선라이즈 등이다.

상영예정작, 영화시간표 등 자세한 사항은 해당 극장 홈페이지·카페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무료로 야외에서 고전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극장도 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은 오는 9월 11일부터 13일까지 예술극장 극장1 빅도어 야외 대형 스크린을 통해 고전명작을 상영하는 ‘빅도어시네마’를 운영한다. 선착순 자유석으로 관람할 수 있으며 행사 기간 동안 오후 7시에 상영된다. 상영되는 영화는 △아웃 오브 아프리카(1986) △사운드 오브 뮤직(1969) △타이타닉(1998) 등이다.

광주독립영화관GIFT 관계자는 “지난 5월 업계 표준을 고려해 티켓 가격을 1만원으로 인상했다. 지난해 관람객 수는 6800여명이었으며 올해 상반기 관람객 추이를 보았을 때 지난해와 비교해 약 20% 정도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며 “상영 작품 다양화, 개관 6주년 기획전 등 개관 이후 꾸준한 노력으로 인해 관람객이 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광주극장 관계자는 “2010년부터 관람료를 8000원으로 유지해 왔으나, 물가 인상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지난해 관람료를 1만원으로 인상했다. 당분간 티켓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며 “정확한 관람객 수나 매출액 현황을 밝힐 수는 없지만, 매년 관람객 수는 크게 줄거나 늘지 않는 평이한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광주극장 활성화를 위해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노후화된 시설의 철거 등 새 단장 기금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CGV는 29일까지 영화를 기존 티켓값의 절반 수준인 7000원에 볼 수 있는 ‘컬처 위크’ 행사를 진행한다. 오후 5~9시 상영되는 일반 2D 영화가 대상이다. CGV는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 행사를 진행해 왔으며 ‘컬처 위크’는 이 행사 기간을 대폭 확대한 것이다. 이번 행사 확대는 영화 티켓값이 지나치게 많이 올랐다는 비판 여론을 수용한 결과로도 해석된다.
나다운 기자 dawoon.na@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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