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의 오페라 오디세이>고귀하고 순수한 사랑 이야기…꿈과 희망의 메시지
<로시니의 신데렐라>
동화에 사실적인 요소 가미해 각색
1817년 이탈리아 ‘발레 극장’서 초연
화려하고 해학적인 음악·탄탄한 원작
광주시립오페라단 26~27일 정기공연
동화에 사실적인 요소 가미해 각색
1817년 이탈리아 ‘발레 극장’서 초연
화려하고 해학적인 음악·탄탄한 원작
광주시립오페라단 26~27일 정기공연
입력 : 2024. 07. 04(목) 16:15
로시니의 오페라 ‘신데렐라’ 공연 장면. 출처 뉴욕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인들에게 ‘신데렐라 스토리’는 가장 사랑을 받는 이야기이다. 현실에서는 볼 수 없는 고귀하고도 너무 순수한 사랑, 그리고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역경을 극복하고 해피엔딩으로 열매를 맺는 이야기로 영화나, 드라마, 소설, 무대공연예술에서 자주 접하는 내용이다.
로시니(Gioacchino Antonio Rossini, 1792~1868)의 부파 오페라 <신데렐라- La Cenerentola, 1817> 역시 널리 알려진 동화의 내용에 좀 더 사실적 요소를 가미하기 위해 각색한 작품이다. <신데렐라>는 정의가 무너지고 진정한 사랑이 홀대받는 세상에 재화로 살 수 없는 고귀한 사랑의 가치를 확인시켜주고 있다. 재치와 함께 기적을 부르는 아름다운 마음씨로 상실의 시대를 이겨내는 용기를 명확히 관객에게 전달하며 우리에게 정해진 결말이지만 통쾌함과 기쁨을 전달해 준다.
<신데렐라>는 총 2막 구성으로 1817년 로마의 ‘발레 극장’에서 초연되었다. ‘재투성이 처녀’라는 의미의 ‘체네렌톨라’는 ‘신데렐라’의 이탈리아식 표기이다. 우리가 아는 샤를 페로(Charles Perrault, 1628~1703)의 동화 ‘신데렐라’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 <세빌리아의 이발사>의 성공으로 승승장구를 구가하던 로시니는 로마의 발레 극장에서 1816년 겨울시즌 오페라를 위탁받고 차일피일 미루다가 마감 시간에 닥쳐서 <신데렐라> 작업에 들어간다. 불과 한 달여를 남기고 작곡에 임했던 로시니는 대본 작업과 동시에 일을 진행하며 불과 3주 만에 작곡을 마치는 천재성을 강조하는 작품으로 알려졌지만, 무리한 일정에 맞추기 위해 예전의 자신의 작품을 도용했다는 자기표절 논쟁에 휘말리기도 했다. 이러한 여러 사건으로 어수선한 나머지 초연은 실패로 끝났지만, 오페라 전체에 넘쳐나는 로시니 특유의 화려하고 해학적인 음악과 나름 원작의 튼실한 구조를 그대로 담은 이 작품은 곧 이탈리아를 넘어,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까지 큰 인기를 얻었다.
19세기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에 버금가는 인기를 구가한 <신데렐라>는 마치 우리나라의 전래 동화 ‘콩쥐팥쥐’를 연상하게 만든다. <신데렐라>에서 여주인공은 동화의 청순가련형 소녀와 달리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는 씩씩한 여인이다. 또한, 의붓어머니가 아닌 의붓아버지, 요정 할머니와 다른 철학자이자 왕의 스승이 역할을 대신하고, 동화 ‘신데렐라’에서 왕자와의 연결고리인 유리구두 대신 팔찌가 매개 도구로, 호박 마차 등 동화 속 환상의 마법은 오페라 버전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신데렐라>의 줄거리를 살펴보면 왕자 돈 라미노의 스승인 알리도로는 착한 마음을 소유한 아가씨를 왕자의 신붓감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는 홀아비로 세 딸을 가진 마니피코 남작의 집을 거지로 위장하고 들렸는데, 자신을 구박하는 두 딸과 달리 ‘재투성이 처녀(신데렐라)’로 불리는 막내딸 안지올리나의 상냥한 마음씨를 눈여겨보게 된다.
스승인 알리도로의 권유로 왕자는 신데렐라를 만나보기로 계획하고 궁정 신하들을 마니피코 남작의 집에 보내 왕자가 신부를 고르는 무도회에 아가씨들을 초대한다고 전하게 한다. 이 소식을 들은 마니피코는 왕자비로 자신의 첫째와 둘째 딸이 간택되길 바라며, 기울어진 집안 살림을 일으켜 세우려는 부푼 꿈을 꾸게 된다. 왕자 라미로는 궁정 신하로 변장하여 남작의 집에 등장하고 이곳에서 신데렐라와 만나고 서로 좋은 인상을 받는다. 그리고 곧이어 왕자 차림으로 분장한 시종 단디니가 등장하고, 두 언니와 남작은 왕자로 변장한 단디니에게 아첨하지만, 시종으로 변장한 왕자 라미로의 결혼 제안은 거절한다.
궁전 무도회에 초대된 세 자매, 그러나 신데렐라의 간절한 바람에도 그녀만 집에 남게 되었다. 한편 왕자의 스승 알리도로는 혼자 남은 신데렐라를 찾아가 아름다운 공주로 치장하게 하고 궁정 무도회에 갈 수 있도록 한다. 궁중에서는 가짜 왕자 단디니에게 착 달라붙어 아양을 떠는 마니피코와 두 딸들을 볼 수 있다. 공주로 변장한 신데렐라는 너무 아름답다. 그녀의 등장과 이를 알아보지 못하고 남작과 두 딸은 긴장한다. 그리고 신데렐라는 가짜 왕자로 변신한 단디니의 청혼을 받게 되는데 그녀는 “나는 당신의 신하를 사랑하고 있다”라는 말로 뿌리친다. 그리고 자신의 한쪽 팔찌를 사랑한다는 말과 함께 신하로 변장한 왕자에게 주고 재빨리 궁정에서 사라진다. 동화의 신데렐라 유리 구두 대신 남겨진 팔찌가 남겨졌다. 다음날 라미로는 팔찌의 주인을 찾으러 마니피코 남작 집을 방문하여 자기가 진짜 왕자임을 밝히고 신데렐라를 아내로 맞이한다.
궁정 안 화려한 의상을 입은 왕자와 신데렐라가 왕좌에 앉아있다. 왕자의 스승인 알리도로와 단디니를 비롯한 궁정 신하들, 귀족과 귀부인들 옆에 남작과 신데렐라의 언니들이 서 있다. 궁정 안의 모든 이들은 두 사람의 행복을 기원하고 신데렐라는 이들 앞에서 지금까지 슬픔과 고통은 이 행복으로 보답되었다는 이 작품의 백미인 최후의 카바티나 ‘슬픔과 괴로움에서 태어난 마음’을 부른다. 그리고 자신의 가족인 남작과 언니들과 포옹하고 모두의 합창과 신데렐라의 화려한 선율로 막이 내린다.
과거에도 그랬고 현대에도 신데렐라 스토리는 각광을 받고 있다. 과거 봉건주의 시대에는 몰락한 귀족이나, 하층민이 사랑을 통해 이뤄내는 신분 상승의 모습이 꿈과 같이 보였으며, 막대한 부를 형성한 부르주아지 계급의 성장으로 재화가 삶의 척도가 되면서 인간미 상실의 극복이 신데렐라 스토리의 중심이 되었다. 현대 역시 권력과 재화가 장벽인 상황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승리하는 스토리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이러한 환상 같은 이야기는 역사 속에서 모든 공연 장르의 흥행을 보장하는 아이콘이라 할 수 있다. 대중의 니즈와 함께 성장하는 오페라 역시 마찬가지이며, 로시니의 신데렐라는 원작보다 사실적 묘사로 관객에게 더 강한 카타르시스를 전달하고 있다.
우리 지역에서도 이러한 강력한 카타르시스를 통해 무더운 여름을 날려 보낼 수 있는 가족 오페라 로시니의 <신데렐라>가 광주시립 오페라단이 정기 공연으로 올려진다. 모두가 꿈꾸던 황홀한 클래식 로맨스 <신데렐라>는 급변하는 세상을 슬기롭게 이겨나가는 광주 시민에게 위로와 감동으로 최고의 이벤트가 될 것이다. 광주시립오페라단 예술감독·문화학박사
광주시립오페라단의 제15회 정기 공연 ‘가족 오페라 <신데렐라>’는 오페라의 매력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콘서트 버전으로 제작되어 음악적 아름다움이 더욱 강조되었다. 오페라에서는 흔치 않게 4세부터 관람할 수 있으며, 원작을 충실히 축약한 95분의 공연 시간 동안 펼쳐지는 하이라이트에 공연 초반 이경재 연출의 해설이 함께해 누구나 즐겁게 오페라를 즐길 수 있다.
◇공연 : 2024년 7월 26일 오후 7시30분, 27일 오후 3시·7시30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 극장2
◇예매 및 문의 : 광주예술의 전당 062-412-2502 / 티켓링크 1588-7890
로시니(Gioacchino Antonio Rossini, 1792~1868)의 부파 오페라 <신데렐라- La Cenerentola, 1817> 역시 널리 알려진 동화의 내용에 좀 더 사실적 요소를 가미하기 위해 각색한 작품이다. <신데렐라>는 정의가 무너지고 진정한 사랑이 홀대받는 세상에 재화로 살 수 없는 고귀한 사랑의 가치를 확인시켜주고 있다. 재치와 함께 기적을 부르는 아름다운 마음씨로 상실의 시대를 이겨내는 용기를 명확히 관객에게 전달하며 우리에게 정해진 결말이지만 통쾌함과 기쁨을 전달해 준다.
로시니의 오페라 ‘신데렐라’ 공연 장면. 출처 뉴욕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 |
로시니의 오페라 ‘신데렐라’ 중 두 주인공이 결혼하며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는 장면. 출처 뉴욕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 |
<신데렐라>의 줄거리를 살펴보면 왕자 돈 라미노의 스승인 알리도로는 착한 마음을 소유한 아가씨를 왕자의 신붓감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는 홀아비로 세 딸을 가진 마니피코 남작의 집을 거지로 위장하고 들렸는데, 자신을 구박하는 두 딸과 달리 ‘재투성이 처녀(신데렐라)’로 불리는 막내딸 안지올리나의 상냥한 마음씨를 눈여겨보게 된다.
스승인 알리도로의 권유로 왕자는 신데렐라를 만나보기로 계획하고 궁정 신하들을 마니피코 남작의 집에 보내 왕자가 신부를 고르는 무도회에 아가씨들을 초대한다고 전하게 한다. 이 소식을 들은 마니피코는 왕자비로 자신의 첫째와 둘째 딸이 간택되길 바라며, 기울어진 집안 살림을 일으켜 세우려는 부푼 꿈을 꾸게 된다. 왕자 라미로는 궁정 신하로 변장하여 남작의 집에 등장하고 이곳에서 신데렐라와 만나고 서로 좋은 인상을 받는다. 그리고 곧이어 왕자 차림으로 분장한 시종 단디니가 등장하고, 두 언니와 남작은 왕자로 변장한 단디니에게 아첨하지만, 시종으로 변장한 왕자 라미로의 결혼 제안은 거절한다.
궁전 무도회에 초대된 세 자매, 그러나 신데렐라의 간절한 바람에도 그녀만 집에 남게 되었다. 한편 왕자의 스승 알리도로는 혼자 남은 신데렐라를 찾아가 아름다운 공주로 치장하게 하고 궁정 무도회에 갈 수 있도록 한다. 궁중에서는 가짜 왕자 단디니에게 착 달라붙어 아양을 떠는 마니피코와 두 딸들을 볼 수 있다. 공주로 변장한 신데렐라는 너무 아름답다. 그녀의 등장과 이를 알아보지 못하고 남작과 두 딸은 긴장한다. 그리고 신데렐라는 가짜 왕자로 변신한 단디니의 청혼을 받게 되는데 그녀는 “나는 당신의 신하를 사랑하고 있다”라는 말로 뿌리친다. 그리고 자신의 한쪽 팔찌를 사랑한다는 말과 함께 신하로 변장한 왕자에게 주고 재빨리 궁정에서 사라진다. 동화의 신데렐라 유리 구두 대신 남겨진 팔찌가 남겨졌다. 다음날 라미로는 팔찌의 주인을 찾으러 마니피코 남작 집을 방문하여 자기가 진짜 왕자임을 밝히고 신데렐라를 아내로 맞이한다.
궁정 안 화려한 의상을 입은 왕자와 신데렐라가 왕좌에 앉아있다. 왕자의 스승인 알리도로와 단디니를 비롯한 궁정 신하들, 귀족과 귀부인들 옆에 남작과 신데렐라의 언니들이 서 있다. 궁정 안의 모든 이들은 두 사람의 행복을 기원하고 신데렐라는 이들 앞에서 지금까지 슬픔과 고통은 이 행복으로 보답되었다는 이 작품의 백미인 최후의 카바티나 ‘슬픔과 괴로움에서 태어난 마음’을 부른다. 그리고 자신의 가족인 남작과 언니들과 포옹하고 모두의 합창과 신데렐라의 화려한 선율로 막이 내린다.
과거에도 그랬고 현대에도 신데렐라 스토리는 각광을 받고 있다. 과거 봉건주의 시대에는 몰락한 귀족이나, 하층민이 사랑을 통해 이뤄내는 신분 상승의 모습이 꿈과 같이 보였으며, 막대한 부를 형성한 부르주아지 계급의 성장으로 재화가 삶의 척도가 되면서 인간미 상실의 극복이 신데렐라 스토리의 중심이 되었다. 현대 역시 권력과 재화가 장벽인 상황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승리하는 스토리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이러한 환상 같은 이야기는 역사 속에서 모든 공연 장르의 흥행을 보장하는 아이콘이라 할 수 있다. 대중의 니즈와 함께 성장하는 오페라 역시 마찬가지이며, 로시니의 신데렐라는 원작보다 사실적 묘사로 관객에게 더 강한 카타르시스를 전달하고 있다.
우리 지역에서도 이러한 강력한 카타르시스를 통해 무더운 여름을 날려 보낼 수 있는 가족 오페라 로시니의 <신데렐라>가 광주시립 오페라단이 정기 공연으로 올려진다. 모두가 꿈꾸던 황홀한 클래식 로맨스 <신데렐라>는 급변하는 세상을 슬기롭게 이겨나가는 광주 시민에게 위로와 감동으로 최고의 이벤트가 될 것이다. 광주시립오페라단 예술감독·문화학박사
광주시립오페라단의 가족 오페라 ‘신데렐라’ 포스터 |
◇공연 : 2024년 7월 26일 오후 7시30분, 27일 오후 3시·7시30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 극장2
◇예매 및 문의 : 광주예술의 전당 062-412-2502 / 티켓링크 1588-78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