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 사회 진입 앞둔 한국사회에 필요한 대비책
돌봄의 사회학
우에노 지즈코 | 오월의봄 | 4만8000원
입력 : 2024. 05. 23(목) 17:51
돌봄의 사회학.
한국은 2017년 고령사회(고령자 인구비가 전체 인구의 14% 이상인 사회)에 돌입했다. 빠르든 늦든 누구나 나이가 들고, 이는 아무도 통제할 수 없다. 즉 언젠가는 모두가 사회적 약자가 된다. 그런데 이에 대한 대비는 충분히 이뤄지고 있는가? 이 때문에 1994년 한국보다 먼저 고령사회를 경험한 일본의 사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본을 대표하는 사회학자이자 페미니스트인 우에노 지즈코의 저서 ‘봄의 사회학’은 한국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에도 소개된 《집에서 혼자 죽기를 권하다》 《누구나 혼자인 시대의 죽음》 《독신의 오후》 등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저자는 일찍부터 ‘돌봄’ 문제, 즉 ‘돌봄의 사회학’을 고민해왔다. 저자는 이 책에서 ‘고령자 돌봄’ 문제를 전면적으로 다룬다.

이 책의 시작은 2000년 4월 일본에서 시행된 개호보험제도이다. 개호보험은 일본의 노인장기요양보험으로, 저자는 이를 ‘가족혁명’이라고 부른다. 이 제도가 고령자 복지를 ‘온정주의에서 계약으로’, 또 ‘시혜에서 권리’로 극적으로 바꾸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고령자를 돌볼 책임을 가족의 책임에서 공적 영역으로 이전시켰기 때문이다. 저자는 개호보험이 도입된 이후 10여 년 동안 일본 사회에 일어난 변화를 추적한다.

무엇보다 이 책의 점은 ‘돌봄’에 대한 이론과 실천 면에서 모두 탁월하다는 점이다. 저자는 그간 이뤄진 ‘돌봄 이론’에서는 ‘젠더 편향’이 반복돼왔다고 비판하면서, 인권과 페미니즘이 가미된 정교한 이론적 전개를 펼친다. 즉 돌봄은 주로 여성이 해야 하는 노동으로 파악하는 논의가 주로 있었고, 여기에서 ‘여성의 관점’은 빠져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페미니즘 관점을 중심에 두고 이 이론적 논의들을 비판하면서 ‘돌봄이란 무엇인가’ ‘돌봄노동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살핀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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