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없고 발길 뚝’ 광주 김치타운… 예산만 낭비
매년 운영비 17억 투입 불구
홍보부족, 접근·편의성 불편
김치축제 장소 상무공원 변경
활성화조차 못하고 제동걸려
“교육의 장으로 탈바꿈 시급”
입력 : 2024. 04. 25(목) 18:15
25일 광주 남구 광주김치타운 1층 기획전시실이 개편 공사로 인해 전시가 중단된 채 비어 있다.
“홍보가 잘 안돼 이곳에 이런 게 있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구경거리가 별로 없어서 아쉽습니다.”

국내 유일의 김치 복합 테마파크로 조성된 광주김치타운이 시설 노후와 콘텐츠 부족으로 방문객이 줄어들면서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매년 이곳에서 열렸던 광주 김치축제도 장소가 변경되는 탓에 관광객 유치에 어려움이 이어질 전망이다.

25일 찾은 광주 남구에 위치한 광주김치타운은 텅 비어 적막이 흘렀다.

매년 새로운 전시로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했던 기획전시실은 노후된 시설로 인해 누수가 발생해 전시가 중단됐으며 보수와 개편 공사로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물관은 관람객이 없어 작품에서 나오는 영상 소리만이 내부를 가득 채우고 있다.

광주시가 김치종주도시로서의 위상을 높이고 김치산업화와 세계화를 위해 2010년 건립한 광주김치타운은 김치체험관, 홍보관, 박물관, 김치 가공 공장 등을 갖춘 김치 복합 테마파크로 조성됐다.

광주시는 국비 201억, 시비 196억, 구비 30억원 등 총 426원을 들여 남구 임암동에 김치타운을 건립했으며 매년 유지 비용으로 17억원이 소요되고 있다.

광주시의 김치종주도시 선언 후 김치타운에서 활발한 김치 체험 활동이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접근성과 편의성이 개선되지 않고 박물관에 볼거리와 체험 활동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장성에서 가족들과 놀러 왔다는 윤모(38)씨는 “길을 지나다 우연히 김치타운이 있다는 걸 알고 처음 오게됐다”며 “실내에서 아이들과 즐길 거리가 있어서 좋기는 하지만 워낙 시설이 오래돼서 자주 오지는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인근에 거주한다는 임정현(23)씨는 “가까운 곳에서 살고 있는데도 행사도 부족하고 구경할 만한 것도 부족해 거의 온 적이 없다”며 “주변 지인들은 광주에 김치타운이 있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시민들이 자주 드나들 수 있도록 체험 활동이나 행사를 많이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광주에서 매년 개최되는 김치축제 장소도 변경되면서 김치타운 활성화에 제동이 걸렸다.

광주김치축제 관계자는 “지난 2015년부터 김치타운에서 김치축제가 진행됐지만 접근성과 편의성 문제로 작년부터 상무시민공원에서 축제를 운영하고 있다”며 “김치축제 30주년을 맞아 작년에 처음으로 상무시민공원에서 진행했는데, 김치타운에서 진행한 축제 대비 2배가량 많은 관람객이 방문해 올해도 상무시민공원을 축제 장소로 염두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광주 김치타운은 어린이와 주부를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전통 발효 식품 업체와 협력해 김치타운 시설 이용 방안을 마련하고 나서고 있다.

노형근 광주김치타운관리사무소장은 “따뜻한 봄 날씨가 이어지면서 주말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방문하는 시민들이 점차 늘고 있다”며 “매주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어린이 김치체험에는 어린이집과 초등학교에서 체험학습으로 자주 참여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이어 “무형문화재를 초빙해 제철·잔치 음식을 만드는 프로그램과 간단한 활동으로 전통 음식을 만들 수 있는 한식 디저트 만들기 프로그램 등 시민들이 직접 체험하고 경험할 수 있는 교육의 장으로 이용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며 “기존에 있던 기획 전시실을 새로운 콘텐츠 운영 공간으로 마련하기 위해 감정평가를 의뢰해 놓은 상태다. 기획 전시실을 박물관으로 옮겨 전통
발효 음식 업체와의 협업으로 다양한 기획 전시를 제공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글·사진=정상아 기자 sanga.jeong@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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