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교육청, 군 부대 행사 논란에 프로그램 일부 수정
시민단체서 부적절 지적하자
지역 여론 반영해 대체 운영
입력 : 2024. 04. 25(목) 18:10
광주시교육청 전경
광주시교육청이 지역주민 및 군과 함께하는 부대개방행사 어린이날 프로그램이 시민단체의 비판에 휩싸이자 프로그램 일부를 수정했다.

25일 광주시교육청은 “내달 2일 제31보병사단(향토부대)에서 개최하는 어린이 대상 부대개방행사를 어린이의 흥미와 정서에 맞는 프로그램으로 다채롭게 추진하겠다”며 “최근 시민단체의 의견을 고려해 서바이벌 게임 등 일부 프로그램을 어린이 정서에 맞게 조정해, 형·오빠의 부대생활 듣기, 군악대 버스킹 공연 등으로 대체 운영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3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광주지부가 논평을 내어 “시대착오적 어린이 군사훈련을 강력히 항의하고 규탄한다”고 비판했다.

전교조는 “군가를 부르고 총을 쏘는 체험은 어린이날의 진정한 의미를 왜곡하고, 전쟁과 폭력을 당연하게 수용하는 사람으로 교화하겠다는 것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5·18민주화운동의 달에, 군부대 체험 행사를 개최하는 것은 시민들의 감정을 무시하는 행위다”고 주장했다.

또한 전교조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전쟁으로 수많은 어린이가 목숨을 잃는 상황”이라면서 “교육청은 어린이들에게 군부대 체험을 통해 무엇을 가르치려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광주교육청은 입장문을 통해 “이번 행사의 목적은 군인의 삶을 이해하고,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사람들을 존중하는 태도를 배우는 것”이라며 “평화와 안보의 소중함을 어린이들이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함이다. 결코 전쟁을 미화하거나 폭력을 정당화하는 것이 아니라, 평화 유지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는 교육적 접근”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광주교육청은 시민단체에서 문제 삼은 모의사격 프로그램은 부대생활 듣기, 군가 부르기는 학생들이 직접 제창하지 않고 버스킹 공연을 관람하는 것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또 학생들의 창의적체험활동 관련 프로그램인 캐리커쳐, 풍선아트, 페이스페인팅, 미니축구, 미니티볼 등 프로그램으로 어린이를 위한 풍성한 행사로 만들어 갈 예정이다.

이정선 광주시교육감은 “이번 행사가 어린이들에게 지역 군부대를 민주·평화를 유지하는 수호자로 바라보는 동시에 호연지기를 기르는 소중한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혜인 기자 hyein.kim@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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