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 없는 산청 마지막 실종자…폭염·넓은 반경, 수색 난항
CCTV 정전으로 동선 파악 안돼
입력 : 2025. 07. 31(목) 13:02
산청 실종자 수색하는 소방대원들. 연합뉴스
호우로 큰 피해가 발생한 경남 산청지역에서 마지막 실종자 수색이 13일째 이어지고 있으나, 실종자 흔적을 찾지 못해 수색작업이 장기화하고 있다.

낮 최고기온이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이어지는데다 실종자 동선 파악이 어려운 상황에서 넓은 반경에 중장비 등을 동원한 수색 작업은 더딘 상태다.

31일 경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산청지역에 쏟아진 극한호우로 현재까지 13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신등면 율현리에 거주하는 80대 남성 A씨가 마지막 실종자다.

소방당국과 경찰, 군인 등은 이날 오전 6시께 인력 714명, 장비 176대를 동원해 수색하는 등 실종 이후 지금까지 매일 700여명 수준의 인력을 현장에 투입했다.

그러나 실종 당일인 지난 19일 군 관제센터 율현리 일원 폐쇄회로(CC)TV가 폭우로 전원이 끊기며 작동하지 않아 A씨 동선 파악을 하지 못해 실종자 흔적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수색 기간이 늘어나면서 확인해야 할 수색범위가 넓어진 것도 고충이다.

소방당국은 집중호우 당시 A씨가 진양호 댐 방류로 가화천을 타고 사천만까지 떠내려갔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율현리에서 70㎞ 떨어진 사천만도 수색 중이다

또 A씨가 물에 휩쓸렸다는 신고와 토사에 매몰됐다는 증언도 있어 수색 범위 설정에 혼선도 있었다.

이에 소방당국은 중장비를 동원해 율현리 일원의 흙과 돌을 치우는 복구 작업을 하면서 A씨를 찾는 일도 병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연일 발령되는 폭염 경보 등 고온 다습한 날씨가 현장 활동에서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수색이 이뤄지는 진양호 등은 강물에 반사되는 복사열과 습한 대기로 대원들이 체력 저하 문제를 겪고 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매몰과 급류 휩쓸림 두 가지 가능성을 모두 염두에 두고 수색하고 있다”며 “폭염에 넓은 수색범위까지 겹치며 작업이 쉽지 않지만, 마지막 실종자를 발견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산림청의 사전 권고에도 불구하고 산청군이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아 늑장 대응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다.

산사태가 나기 이틀 전인 지난 17일 산림청 산림재난통제관은 산청군 부군수에게 전화해 주민 대피를 권고했다.

또 산사태 주의보를 산청군에 통보했고, 이후 매시간 위험 경보를 내려보낸 상황이었으나 별다른 조처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에 산청군은 17일부터 주민 대피를 시작해 18일까지 1천355가구 1천770명이 대피를 완료했다고 반박했다.

군 관계자는 “17일부터 위험지역으로 판단한 곳의 주민들에게 전화를 돌려 대피시켰다”며 “대피 권고에도 아무런 조처가 없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노병하 기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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