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극한 기후’ 대비, 방재 인프라 재점검 해야
‘지구 위기’ 더 이상 남의 일 아냐
입력 : 2025. 07. 23(수) 16:54
지난 17일부터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전남지역에서는 축구장 1만 900개 면적에 해당하는 농작물이 침수되거나 유실됐다고 한다. 복구가 한창이지만 애써 키운 농작물을 잃은 농민의 아픔이 눈에 선하다. ‘극한’을 뛰어넘는 이상 기후는 앞으로 더 빈번해지고 규모 또한 커질 것이 분명하다. 뉴노멀이 된 이상기후 시대, 정부와 자치단체, 시민 개개인의 각성이 필요하다.

23일 전라남도에 따르면 이번 호우로 22일 기준 벼와 논콩, 채소 등 7786.8㏊가 침수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체 7786만 ㎡, 축구장 1만 900개에 해당하는 면적이 피해를 본 것이다. 침수 피해가 7764.7㏊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유실·매몰 피해는 22.1㏊에 이른다. 작물별로는 벼 6531.7㏊, 논콩 486.3㏊, 채소류 263.2㏊, 과수 114.9㏊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극한 호우로 농경지 배수로와 제방이 월류했으며, 영산강 지류가 있는 나주와 함평 등에서 침수 피해가 집중됐다고 한다. 신안군의 피해도 2000㏊가 넘는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극한의 기후는 일상이 됐다. 당장 올해 공식적으로 장마가 끝난 이후 한반도 곳곳에 ‘괴물 폭우’가 쏟아지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광주와 전남에서도 단시간 내린 엄청난 폭우가 안타까운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로 이어졌다. 곧바로 찾아온 폭염과 열대야도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온열질환에 의한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100~200년 만에 한 번 찾아온다는 극한의 기후환경은 지구의 위기이면서 인류의 생존마저 위협하는 절대 상수가 됐다. 농민과 저소득층 등에 피해가 집중된 것도 안타깝다.

정부와 각 자치단체는 극한의 기후에 대비해 방재 인프라를 원점에서 재 점검해야 한다. 더욱 늘어날 농작물 피해에 대한 다각적인 지원책도 마련해야 한다. 각종 재난을 막기 위한 방재시설의 설계 기준도 바꿔야 한다. 지구온난화를 늦추기 위한 모두의 노력도 필요하다. 기후변화 따른 지구의 위기는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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