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시바 첫 회담…“과거사는 잘 관리, 미래는 함께 간다”
한일 정상 “셔틀외교 재개”…北 위협에 공동 대응 공감
입력 : 2025. 06. 18(수) 11:23
이재명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악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G7 정상회의 참석차 캐나다를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각) 일본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첫 정상회담을 갖고, 한미일 공조 강화와 한일 간 협력 심화에 뜻을 모았다. 과거사 문제는 쟁점화하지 않고 “잘 관리하자”는 원론적 수준에서만 언급돼, ‘과거는 덮고 미래로 가자’는 기조가 읽힌다.

이날 오후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에서 약 30분간 진행된 회담에서 양 정상은 “북한 문제를 포함한 지정학적 위기에 공동 대응해야 한다”며, 미국과의 3각 협력을 지속·발전시켜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대통령실은 “양국이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 지역 내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고,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또 정상 간 상호 방문을 재개하는 ‘셔틀외교’에 대한 재확인도 이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는 양국이 냉각됐던 관계를 복원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국은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보다 성숙한 관계”를 약속했다. 경제·문화 등 실질 협력 확대에 대한 공감대도 확인됐다.

문제는 과거사다. 이날 회담에서 위안부나 강제징용 같은 민감한 역사현안은 구체적으로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과거사라는 단어는 나오긴 했지만, 쟁점 중심의 논의는 아니었다”며 “과거 문제는 잘 관리하고, 미래 협력을 저해하지 않도록 하자는 데 공감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 같은 접근이 “과거사는 덮고 가자는 뜻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덮는다는 뜻은 아니다. 과거는 과거대로, 미래 협력은 협력대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부는 이번 회담을 계기로 한일 관계의 ‘새 판 짜기’에 본격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내 여론의 민감성을 고려할 때, 과거사 문제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는 여전히 숙제로 남는다.
김선욱 기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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