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석대>새로운 세상과 기레기
노병하 디지털콘텐츠부장 겸 사회부장
입력 : 2025. 06. 15(일) 20:54
요즘, 뉴스 보기가 즐겁다는 사람들이 늘었다. 대통령 한명이 바뀌었을 뿐인데, 모든게 새롭다고 한다. 저러다 쓰러질까봐 무섭다고 하면서도 ‘퇴근 안하는 대통령’ 그저 신기하다고 한다.

언론생활을 하면서 지금까지 정권 바뀌는 것을 몇 번이나 보아왔다.

패턴은 늘 비슷했다. 보수 정권이라고 부르는 이들이 들어오면 언론들 상당수는 밀월 기간을 즐겼다. 진보 정권이 들어오면 일부를 제외하고는 공격하는 양상을 보였다.

전남일보야 광주에 있는 언론사이기 때문에 지역민의 성향이 그대로 나올 수밖에 없다.

광주에서는 글 잘 못 쓰면 돌 맞는 것은 당연지사고, 지역민의 의중을 파악하지 못하면 “거기 배레 부렀어”라는 지청구가 바로 날아온다.

이 지역이야 5·18을 경험하면서 독재, 혹은 독재 비슷한 것에는 체질적으로 치를 떨 수밖에 없는 이들이 태반이고, 그들을 독자로 둔 신문사이기에 지역민의 성향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 이것 또한 사실 우리의 자랑이다.

광주, 전남이 아니라면 지난 12월 계엄때부터 목숨을 걸고 기사를 쓸수 있었겠는가.

덧붙여 전남일보의 논조는 독자를 가르치려 들지 않는다. ‘계몽’이라는 턱 없는 객기는 태생부터 존재치 않는다. 계몽이라니. 21세기에!

그런데 일부 미디어들은 정말로 계몽스럽게 표현한다. 마치 “몰랐지? 이런 것도 모르니?”라면서 대단한 것을 내밀 듯 쓴다. 읽어보면 별거 없다. 나무의 뒷면에 있는 작은 등걸을 두고 그 나무 전체를 욕하는 것과 다를바 없는 경우가 태반이다.

지방지라고 그걸 몰라서 안 쓰는 게 아니다. 가치가 없기 때문에 활자를 낭비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고보니 웃기기도 하다. 전국의 지방지가 지원받는 지역발전위원회의 전체 금액이 서울 지역 미디어 한 곳 지원금액보다도 적은 상황에서, 정작 혜택이 적은 지방지가 국민 성향을 반영하기 위해 아등바등 하고 있다는 것 말이다.

말이 길었다. 새로운 세상이 왔다. 그렇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 잘한 것은 잘한 것이고 잘못한 것은 잘못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의 판단 기준은 대중이다. 대중들이 환호하고 바라는 것이 미디어가 다뤄야 할 핵심이며, 대중들이 찬사를 보내는 것에 박수를 쳐주는 것도 미디어가 할 일이다. 미디어는 고고한 학이 아니다. 소식을 전해주는 펠리컨이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앞으로도 쭉 말이다. 그러니 ‘기레기’란 단어를 쓸 때는 그런 미디어들을 특정해주길 바란다.

그래야 지목 당하지 않는 미디어들은 자존감을 다독이며 앞으로 쭈욱 나가지 않겠는가. 새 세상에서 독자님들의 응원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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