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역사왜곡 온라인 게임 ‘광주 런닝맨’ 국내 접속 차단
해외 접속은 여전히 가능한 상태
5·18기념재단 “국제적 협력 필요”
“외교부에 정식 대응 요청할 것”
입력 : 2025. 06. 03(화) 11:36
5·18기념재단이 5·18민주화운동 역사왜곡 게임의 국내 접속을 차단하며 강력 대응에 나섰다.

3일 5·18기념재단은 미국 게임 플랫폼 ‘스팀(Steam)’을 통해 유통 중인 5·18민주화운동 역사왜곡 게임 ‘광주 런닝맨(Gwangju Running Man)’의 국내 접속이 차단됐다고 밝혔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해당 게임이 역사적 사실을 심각하게 왜곡하고 국가 정체성을 훼손한다는 판단에 따라 국내 접속 차단 조치를 결정했다.

해당 게임은 사용자 제작 콘텐츠(UGC) 형식으로 제작됐으며, 배경에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진을 사용하는가 하면, 계엄군과 광주 시민이 서로를 공격하는 설정으로 구성돼 있다.

게임 내용에는 △광주 시민을 흉악범·폭력배로 묘사 △계엄군의 폭력을 정당화 △시민에 대한 폭력을 조장하는 요소가 포함돼 있어, 역사 왜곡과 함께 2차 가해 우려도 제기돼 왔다.

해당 게임은 지난 3월 시민 제보로 처음 확인됐다. 재단은 즉시 게임물관리위원회에 조사를 요청했고, 이달 초 국내 접속 차단이 이뤄졌다. 하지만 스팀을 통한 해외 접속은 여전히 가능한 상태다.

재단은 외교부 등 관계 기관과 함께 국제적 대응을 모색할 계획이다.

재단 측은 “해외 플랫폼은 자율 규제에 한계가 있어, 외교부 등 정부 기관의 협력이 절실하다”며 “6월 중 외교부에 정식 대응을 요청하고, 게임 삭제와 재발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단은 유사 이름의 다른 게임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를 의뢰했으며, 게임물관리위원회는 해당 게임에는 역사왜곡 요소가 포함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와는 별개로 지난 5월,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에서 5·18 폄훼 게임 ‘그날의 광주’가 발견돼 재단과 광주시가 해당 개발자를 고발한 사건도 있었다. 해당 게임은 제보 학생을 조롱하는 등 2차 가해 요소까지 포함돼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원순석 5·18기념재단 이사장은 “해당 게임들은 국내 청소년과 외국인에게 왜곡된 역사 인식을 주입할 위험이 크다”며 “정부 차원의 단호한 대응과 국제 사회와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유철 기자 yoocheol.jeong@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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