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디 오페라 명작, 조선 말기로 옷 갈아입고 곡성군민 찾는다
'조선에서 온 리골레토' 선봬
내달 12일 곡성레저문화센터
조선 정서·풍광으로 재탄생
판소리 창법·서양 성악 조화
곡성군민 1000원 관람 가능
"낯설었던 오페라, 쉽게 감상"
입력 : 2025. 05. 20(화) 13:56
다음달 12일 곡성레저문화센터 동악아트홀에서 선보이는 ‘조선에서 온 리골레토’ 공연 모습. ㈜오뮤 제공
다음달 12일 곡성레저문화센터 동악아트홀에서 선보이는 ‘조선에서 온 리골레토’ 공연 모습. ㈜오뮤 제공
‘조선의 옷’을 입은 베르디 오페라가 곡성군민을 위한 천원의 감동 무대로 찾아온다.

20일 곡성군과 공연예술기획사 ㈜오뮤는 ‘조선에서 온 리골레토’를 다음달 12일 오후 5시 곡성레저문화센터 동악아트홀 무대에 올린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세계적인 오페라 거장 베르디의 명작 ‘리골레토’를 조선 말기의 풍광과 정서를 담아 우리말 오페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또한 예술경영지원센터의 ‘2025 공연예술 지역 유통 사업’에 2년 연속 선정된 작품으로, 고전 오페라를 한국적 감성으로 풀어내 주목받고 있다.

오페라 원작 ‘리골레토’는 이탈리아 궁정을 무대로 펼쳐지는 권력과 음모, 부성애의 비극을 다룬다. 곡성에서 만날 이번 작품은 이를 조선 말기로 무대를 옮겼다. 당시의 사회상을 반영한 탐관오리의 횡포와 인간사의 비극을 재구성했으며 조선시대 관복, 화려한 한복을 입은 등장인물들과 전통 무대미술이 어우러져 시각적으로도 높은 완성도를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모든 대사와 아리아는 우리말로 진행되며, 전통 판소리 창법과 서양 성악이 어우러진 음악적 구성으로 오페라 입문자도 쉽게 몰입할 수 있다. 공연 음악은 전통악기와 서양 오케스트라가 함께 연주하며 깊은 울림을 더할 예정이다.

다음달 12일 곡성레저문화센터 동악아트홀에서 선보이는 ‘조선에서 온 리골레토’ 공연 모습. ㈜오뮤 제공
다음달 12일 곡성레저문화센터 동악아트홀에서 선보이는 ‘조선에서 온 리골레토’ 공연 모습. ㈜오뮤 제공
이번 공연의 가장 독창적인 장치는 극의 흐름을 이끌고 해설하는 박수무당 캐릭터다.

박수무당 역할 겸 해설자로 ‘제52회 대한민국 춘향국악대전’ 대통령상 수상자인 명창 서의철이 무대에 올라 극의 흐름을 안내한다. 이같은 구성은 익숙지 않은 오페라 형식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는 동시에, 극의 전환을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특히 관객들이 전통 판소리 창법과 서양 오페라의 만남이 전혀 낯설지 않다는 것을 체감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공연은 홍아람 예술감독을 필두로 조은비 연출, 백우주 지휘, 김혜경 음악감독, 김연화 무용감독 등이 참여했으며, ‘꼭두’ 역의 권용만, ‘분이’ 역의 김효주, ‘변사또’ 역의 이상문 등 다채로운 출연진이 무대를 꾸민다.

이번 공연은 7세 이상 관람할 수 있고 관람료는 전석 1만원이다. 곡성군민은 90% 할인된 1000원에 관람할 수 있으며 타지역 관객에게도 70%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예매는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진행되고 공연 당일 현장 구매도 가능하다.

조상래 곡성군수는 “세계 명작을 우리 지역에서 만날 수 있는 무대가 마련돼 뜻깊다. 이번 무대가 주민들에게 문화적 자긍심을 안겨줄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곡성에서 피어나는 ‘조선 오페라’의 울림이 한국형 공연예술의 가능성을 입증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연 기획총괄을 맡은 홍아람 ㈜오뮤 대표는 “서양 오페라가 어렵고 낯설게 느껴졌던 분들도, ‘조선에서 온 리골레토’를 통해 등장인물의 감정선에 자연스럽게 이입하며 공연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 역사와 정서, 익숙한 우리말로 전개되는 이번 공연을 통해 ‘오페라’가 무엇인지 함께 감상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조선에서 온 리골레토’ 포스터. ㈜오뮤 제공
박찬 기자 chan.park@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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