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 떨게 했던 강남 초등생 유괴 의심 신고…경찰 “협의점 없어”
역삼동 50대 男 2명, 초등생에 “음료수 사줄까” 접근
개포동서 초등생 가방끈 잡은 70대 노인, 3급 치매
서울경찰청 “유사한 사건 접수되면 신속·엄정 대응”
입력 : 2025. 04. 18(금) 20:20
서울 강남구 초등학교 인근에서 연이어 발생한 초등학생 유괴 의심 신고와 관련해 경찰이 관련자 신원을 특정해 조사한 끝에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뉴시스
며칠동안 서울 강남구 엄마들을 떨게 했던 초등학생 유괴 의심 신고와 관련해 경찰이 관련자 신원을 특정해 조사한 끝에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과 역삼동에서 각각 발생한 초등학생 유인 의심 사건 관련 남성 3명의 신원을 특정하고 조사했으나 현재까진 범죄 혐의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6시20분께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초등학교 맞은편에 위치한 한 상가에서 50대 남성 2명이 하교 중이던 초등학생에게 “음료수 사줄까”라고 말을 건네며 접근했다. 이에 학교 측은 이날 오전 유괴 미수가 의심된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이날 오후 폐쇄회로(CC)TV를 토대로 남성 2명을 특정했다. 남성 1명 임의동행해 조사했으며, 나머지 1명은 전화로 연락해 경찰에 출석했다.

이들 진술에 따르면 두 남성은 술자리 마치고 다른 술자리로 이동하던 중 학교 맞은편 대형마트 인근에서 차도 가까이에서 놀고 있는 초등학교 3학년 남학생과 마주치고 “위험하다”며 제지했다. 이들 중 한 명이 숨이 차 헐떡거리는 학생에게 “음료수 사줄까”라고 물었으나 학생은 “아니오”라고 거절했다.

또 다른 남성은 “형은 인상이 안 좋아서 애들한테 그러면 안 돼”라며 일행에게 핀잔을 줬다.

경찰은 인근 CCTV를 분석한 결과 신체접촉 등 범죄 의심 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주거 관계 등을 고려, 범죄 혐의점이 없다고 판단해 귀가조치했다.

같은 날 오후 12시30분께 개포동의 한 초등학교 인근에서도 70~80대로 추정되는 노인이 초등학생에게 접근해 가방끈을 잡았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CCTV를 토대로 추적에 나섰다. 신원 특정 결과 70대인 이 노인은 3급 치매를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요양보호사를 통해 현재 조사받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님을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그 뒤로 경찰은 폭행 등 범죄행위가 확인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해당 사건을 종결 처리했다.

두 초등학교는 각 학급에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학부모 대상 가정통신문을 발송해 등하교 안전 지도 협조를 요청하는 등 조치를 취했다. 서울시교육청은 경찰 등에 긴급 안전 점검을 요청했으며, 교육지원청에서는 관내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사건 관련 가정통신문을 발송하기로 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강력팀 등 투입해 신속하게 범죄 혐의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실제 미성년자 약취유인 시도 등 범죄 혐의가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철저하게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유사한 사건 접수되면 신속·엄정 대응해 시민 불안이 해소되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김선욱 기자·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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