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가 투표 하루를 앞두고 전격 중지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부장판사 임해지)는 지난 7일 허정무 전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이 대한축구협회를 상대로 낸 회장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에 인용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8일 진행될 예정이었던 투표는 무기한 연기됐다.

허 전 이사장은 지난달 30일 대한축구협회를 상대로 회장 선거가 불공정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이를 금지해달라고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선거의 공정을 현저히 침해하고,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될 만한 중대한 절차적 위법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선거에는 허 전 이사장을 비롯해 정몽규 제52·53·54대 대한축구협회장과 신문선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초빙교수가 출마해 3파전을 펼쳤다. 하지만 법원에서 선거인단 구성 절차와 선거운영위원회 명단 비공개 등이 지적되며 마지막 절차인 투표 직전 선거가 중지됐다.

법원은 “선거인단 대다수가 투명성과 공정성이 확인되지 않는 추첨 절차를 통해 구성됐다”며 “선거관리위원회와 선거운영위원회에 위촉된 사람을 공개하지 않아 정관 및 선거 관리 규정에 부합하게 구성된 것인지 확인할 수 없었다”고 판시했다.

또 “선거가 실시될 경우 효력에 관해 후속 분쟁이 촉발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런 점들을 종합적을 고려할 때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일 보전의 필요성도 소명된다”고 덧붙였다.

법원의 가처분 신청 인용 결정에 따라 대한축구협회는 선거를 치르기 위해 지적된 문제점을 보완해 다시 준비 절차에 돌입해야 한다. 하지만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하지 못해 선거가 언제 열릴지 알 수 없고, 현재 69세인 허 전 이사장은 닷새 내에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나이 제한에 따라 후보 등록이 취소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결정문에 대해 선거운영위원회가 논의하고 있다”며 “선거운영위원회의 검토를 통해 어떻게 일정을 짜고 어느 부분을 개선하고 변화할지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