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바위보를 해서 진 장애인 친구를 바다에 빠뜨려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20대가 항소심에서도 폭행치사 혐의만 인정돼 원심과 같은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제1형사부(박정훈 고법판사)는 19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20)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지만 원심과 동일한 형량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월 1일 오후 11시 24분께 목포시 북항 선착장 부잔교에서 지적장애를 겪는 B군을 바다로 밀쳐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씨는 B씨를 포함한 10대 청소년 3명과 낚시를 하자며 선착장으로 간 뒤 가위바위보로 바다 입수내기를 했다. B군은 수영을 하지 못하는데다 예상 가능한 패턴으로만 가위바위보를 했고 이들은 B군이 가위바위보에서 지자 강제로 바다로 밀쳐 빠뜨린 것으로 조사됐다.

일행이었던 다른 10대 공범들은 이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하거나 방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폭행치사 혐의로 실형을 선고하고 함께 기소된 10대 공범 2명에게는 공동폭행 방조 등 혐의로 가정법원 소년부 송치했다.

검찰은 1심과 2심 모두 A씨에게 살인의 확정적 고의, 적어도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며 징역 25년을 구형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살인죄에 대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보인다. 검사가 항소심에서 예비적 공소사실로 폭행치사를 포함해 변경한 만큼 원심을 파기하지만 형은 원심과 같이 정한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