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농심 울리는 농산물 절도 기승 막아야
수확철 맞아 농민 불안 높아
입력 : 2024. 10. 27(일) 16:45
수확철을 맞은 전남지역에서 농산물 절도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 극심했던 폭염 탓에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다. 27일 전남경찰청 등에 따르면 전남지역 농산물 절도는 △2021년 86건 △2022년 84건 △2023년 63건이 발생했다. 올해는 8월 말까지 41건이다.

농산물 절도는 주로 농촌 도로 주변이나 농로, 마을 공터 등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공판장에 보내기 위해 쌓아두거나 잠시 보관한 사이 가져가는 방식이다. 인적 드문 시간대 밭에 들어가 농작물을 거둬가기도 한다. 실제 지난 봄 딸기 가격이 급등하자 강진지역 농가 2곳에서 겨울철 딸기 120㎏이 출하 직전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수확기철 농산물 범죄가 기승을 부린 이유는 범죄 사각지대가 많아서다. 인적이 드문데다 CCTV(폐쇄회로텔레비전) 설치가 도심보다 상대적으로 적다. 이 때문에 검거율도 낮다.

농산물 절도 사건 피의자 검거율은 같은 기간 45.3%→56%→58.7%→61%로 파악됐다. 매년 발생 건수가 줄고 검거율은 높아지는 추세지만, 올해는 농산물 값이 급등하면서 절도 범죄에 대한 농민들의 불안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농작물을 도난당하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농가 스스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노출된 장소에서 농작물 건조행위를 삼가고 보관창고는 잠금장치를 이중·삼중으로 설치해야 한다. 마을에 낯선 차량이 나타나면 번호를 적거나 사진을 찍어 두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치안당국과 각 지방자치단체도 범죄 예방과 범인 검거에 효율적인 CCTV 설치를 더욱 늘려야 한다. 경찰과 자율방범대는 농작물 시설하우스를 대상으로 순찰 및 야간 탄력순찰을 지정하는 등 범인검거와 예방에 적극 나서야 한다.

농산물 절도는 농민들의 땀과 정성을 훔친 거나 마찬가지다. 피해를 본 농가는 실의에 잠길 것이며, 심할 경우 생계마저 위협받는다. 수확기 농촌 치안 강화가 절실하다. 경찰은 농촌지역 순찰활동을 강화하고, 농작물 절도범을 끝까지 추적·검거해 농산물 범죄를 뿌리 뽑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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