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석대>초선의 존재감
최권범 취재1부 선임부장
입력 : 2024. 05. 20(월) 18:49
“1988년 제13대 국회의원 선거에 당선되면서 정계에 입문한 그는 제5공화국 청문회에서 초선의원임에도 불구하고 전직 대통령, 재벌 회장 앞에서 주눅들지 않고 당당하게 질의하는 모습이 국민들의 뇌리에 강하게 박혀 이른바 청문회 스타로 명성을 떨치게 됐다.”

제16대 대통령을 지낸 고 노무현 대통령의 초선의원 시절 소개글이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패기와 열정 넘치는 의정활동을 통해 정치적 존재감을 강렬하게 각인시켰고 이후 대한민국을 이끄는 지도자 자리에 올라섰다.

제22대 국회가 오는 30일 임기에 들어간다. 18명의 광주·전남 당선인들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지역과 국가 발전을 위해 온 몸을 불사를 각오를 다지고 있을 것이다. 특히 국회에 갓 입성하는 새내기 초선의원들의 마음가짐은 더욱 남다를 것이다. 22대 국회 지역 초선의원은 광주 7명, 전남 4명 등 11명에 달한다.

그간 지역 국회의원들은 중앙정치 무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고, 이번 총선에서 현역 물갈이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호남은 민주당의 심장부이고, 과거 호남 출신 정치인들이 중앙정치 무대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해 왔으나 어느 순간 변방으로 내몰렸다. 때문에 지역민들은 22대 지역 의원들이 존재감을 발산할 수 있는 의정활동을 펼치기를 고대하고 있다. 초선의원들이 존재감을 드러낸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을 수 있다. 여의도 정치에서는 ‘선수(選數)’가 중요한 잣대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치신인으로서 당찬 모습을 보이고, 미래지향적인 이슈 발굴과 실현에 주력한다면 얼마든지 이름을 날릴 수 있다. 특히 지역주민들과 밀착해 소통하면서 지역현안을 해결해 내고, 지역에서 주도적으로 다룰 수 있는 국가적 의제를 제시한다면 존재감은 자연스럽게 부각되기 마련이다. 지역 초선의원들이 변방에만 머물며 정치 주도권을 잡지 못한다면 한낱 정치신인에 불과할 뿐이다. 부다 지역 의원들이 22대 국회에선 강력한 존재감을 발휘해 호남정치의 부활을 이끌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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