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청 앞 잔디광장 대형 설치작품 존치
작가측 이전·철거 반대 입장
입력 : 2024. 05. 08(수) 13:35
8일 오전 광주 서구 광주시청 잔디광장에 세워져 있는 이탈리아 출신의 거장 고(故) 알렉산드로 멘디니 작가의 작품 ‘기원(PRAYER)’. 뉴시스
광주시가 잔디광장의 대형작품 ‘기원(PRAYER)’에 대해 이전·철거를 추진했지만 고(故) 알렉산드로 멘디니 작가 측의 반대로 최종 존치하기로 결정했다.

8일 광주시에 따르면 열린청사 공사계획에 따라 잔디광장의 대형 설치작품 ‘기원’을 이전·철거하기 위해 작가의 유족과 논의했지만 반대 입장을 피력해 존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강기정 광주시장이 이탈리아 방문길에 작가 측과 만나 작품 존치 여부에 대해 협의까지 했지만 유족들은 “고인의 작품을 훼손할 수 없다”며 이전·철거 반대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는 작가 유족의 의견을 존중해 예산 2300여만원을 들여 훼손된 작품의 천을 교체한 뒤 광주시청 광장에 다시 세웠다.

높이 16.5m, 직경 18m 크기인 작품은 이탈리아 출신의 거장 알렉산드로 멘디니가 지난 2005년 제1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를 기념하기 위해 기업으로부터 8억원을 후원받아 제작해 광주시청 앞 잔디광장에 설치했다.

빛의 도시 광주를 형상화한 7개의 모빌식 원형 조형물 겉을 천으로 감싸 광주 발전과 시민 소망을 상징했다. 천은 계절 변화에 따라 교체하도록 설계됐다.

광주시는 시민들이 청사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1m 높이의 화단 담장을 철거하는 등 지난 2월부터 열린청사 공사를 시작하고 기원 작품도 이전·철거도 고려했다.

유족들이 반대함에 따라 존치하는 대신 광주시는 매년 1억원 이상 소요되는 천 교체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훼손이 확인 될 경우 교체할 계획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작가가 작고해 유족이 운영하고 있는 재단에 이전·철거 의견을 묻는 메일을 발송했고 직접 만나 의견을 전달했지만 반대했다”며 “유명 작가의 작품인 만큼 존치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관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병하 기자 byeongha.no@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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