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왜곡 게임 신고 초등생 표창 받는다
강기정 시장 “부산 초등생 광주로 초청”
13일 시청서 ‘5·18 왜곡 근절 항목’ 적용
입력 : 2024. 05. 07(화) 15:57
지난 3일 오후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은 김모(63)씨가 고(故) 류동운씨의 묘비를 어루만지고 있다. 박찬 수습기자.
광주 5·18과 관련한 게임에서 5·18의 가장 대표적 왜곡사례인 ‘북한군’을 게임머니로 구입하는 것도 모자라 북한군이 판 땅굴을 따라가면 인공기와 북한 노래까지 등장하는 말도 안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더욱이 해당 게임은 초등학생까지 이용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져 누적 이용자 수는 1만5000명이 넘었다. 이같은 사실은 부산에 한 초등학교 6학년이 언론에 제보하면서 알려졌다. 이후 해당 게임은 삭제 조치가 됐다.

7일 광주시에 따르면,가상현실게임 ‘그날의 광주’가 5·18을 왜곡·폄훼 하고 있다고 최초 제보한 부산의 초등학교 6학년 학생에게 표창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그날의 광주’ 제보와 삭제 사건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보여준 사례”라며 “정당의 이름으로, 때로는 종교의 이름으로 평범한 외양으로 다가와 우리 사회의 보편적 가치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날의 광주’도 5·18에 대한 왜곡과 폄훼를 게임이라는 친숙한 형식에 담아 수많은 어린이·청소년에게 거부감 없이 빠르게 퍼뜨린 것”이라며 “그러나 희망은 게임의 내용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거부와 반대의 뜻을 밝힌 평범하고 건강한 초등학생 시민이 있다는 사실”이라고 짚었다.

이어 “건강한 시민을 더욱 많이 길러내기 위한 5·18 관련 교육과 체험을 잘 준비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며 “초등생을 다음 주(13일) 시로 초청해 칭찬과 감사의 마음을 전할 계획”이라고 했다.

해당 게임은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 내에 게시된 체험으로 1980년 5·18 최후 항쟁지 광주 금남로를 배경으로 시민군과 계엄군이 총격전을 벌이는 게임이다. 그러나 게임상 왜곡이 진행되면서 마치 시민군이 북한군과 손을 잡은 것 처럼 묘사됐다.

이에 대해 부산의 초등생이 지난달 말 방송사에 이러한 사실을 알렸으며 5·18기념재단은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즉각 삭제를 요구했다.

로블록스는 ‘그날의 광주’를 삭제했으며 입장문을 통해 “해당 콘텐츠로 인해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사과드린다”고 했다.

강 시장은 “이런 왜곡이 더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5·18정신을 헌법전문에 수록해야 한다”며 “이것에 대해 반대하는 세력이 없는 만큼 윤석열 대통령이 기념식에 참석할 경우 ‘헌법 전문 수록을 임기 내에 꼭 하겠다’고 약속해 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어 “헌법 전문 수록의 초안은 만들어져 있다. 4·19와 5·18을 병렬 기재하고 부마항쟁·6·10항쟁도 같이 기재하는 방안도 있다”면서 준비가 다 됐음을 덧붙였다.
노병하 기자 byeongha.no@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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