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국회가 개원한지 1년이 지났다.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 문을 연 국회는 민생 안정을 위해 노력했지만 여당의 포용력과 야당의 협력이 모두 미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국회의원이 바라보는 제21대 국회의 현재와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그가 파악한 문제점과 해결 방안을 들어봤다.
◆ 장경태의 문제 분석
어느덧 21대 국회 개원이 1년을 넘어섰지만 국회 정상화는 아직도 요원하다. 국민의힘은 여전히 개점휴업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겉으로는 소통을 주장하면서 국회가 정상화되지 못하도록 방해만 하는 모습이다.
국회의장단은 국회의장 1명, 국회부의장 2명으로 구성되는데 이 중 국민의힘 몫인 국회부의장이 추천되지 않아 여전히 의장단 구성이 지지부진한 상태이다.
지난 1년간 5번의 인사청문회를 하는 동안 국민의힘은 "반대하기도 그렇지만 반대할 수밖에 없다"는 식의 이해하기 어려운 입장을 내보이며 맹목적인 반대, 실적 쌓기용 반대를 하는 모습을 지속해서 보여왔다.
얼마 전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국회 운영 전반에 관한 협의에서 윤호중 원내대표는 6월 국회 안에 상임위, 예결위 구성 문제를 매듭지어 5차 재난지원금을 포함한 2차 추경안의 조속한 처리 등을 추진해 국회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야당은 여전히 법사위원장 자리를 내놓으라고 주장하며 협치를 거부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여야 원내대표 원 구성 협의에서 여당이 법사위원장, 야당이 예결위원장을 맡기로 합의한 사항을 깬 것이다. 여당의 말바꾸기와 비협조적인 태도가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국회 정상화를 어렵게 하고 있다.
이렇듯 지난 1년간 야당의 협조가 부족한 상황에서도 여당은 민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활발한 입법 활동을 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지난 1년이 3년 같았다. 원외에서 볼 때와는 다르게 원내의 활동은 직접 겪어보니 훨씬 더 힘들고 어려운 것이었다. 15년 동안이나 정치를 해왔으나 국회의원으로서의 1년 동안 배운 것도 훨씬 많았고 느낀 것도 훨씬 많았으며 아직도 배워야 할 것이 여전히 수두룩하다.
지난 1년간 전국청년위원장으로서 미래세대를 위해왔고 을지로위원회에서 택배종사자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를 위해왔으며 민생을 위한 정책과 입법에 집중했지만 여전히 부족함을 느낀다.
지난해 처음 국회에 입성하며 '국민을 가장 닮은 국회의원,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다짐했던 것이 기억난다. 1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스스로 많이 부족함을 느끼며 반성하게 된다.
◆ 장경태의 해법
21대 국회는 코로나19 등으로 어려운 지금 시기에 국민에게 힘이 되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하는 국회가 돼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 국회 때마다 계속 반복된 '일하는 국회' 이야기가 또 나오고 있다. 오죽하면 '일하는 국회법'까지 나왔겠는가.
임기 시작 후 1년 1개월 동안의 법안 처리율을 살펴보니 17대 45.0%, 18대 32.5%, 19대 22.6%, 20대 18.5%, 21대 21.8% 등으로 나타났다.
정쟁에만 몰두하는 야당에도 불구하고 다수 의석을 가진 여당의 적극적인 입법 활동으로 20대보다는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과거 임기들에 비해 법안 처리율이 한참 저조하다.
SBS에서 발표한 분석 자료에 따르면, 21대 국회 상임위원회의 평균 회의 시간은 147.1분으로 19대 국회 1년 차 176.4분, 20대 국회 1년 차 171.1분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얼마 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며 "국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 계시고자 했던 대통령님, 그 소탈하심과 솔직하심을 추억하고 기립니다."라는 방명록을 남겼다. 이 대표의 글이 또 하나의 국민의힘 퍼포먼스로 끝나지 않고 이제는 반대를 위한 반대보다는 진정한 협치를 위해 서로 소통하기를 바란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1년 동안 국회는 더욱더 국민과 가까이하지 못했고 함께하지 못했다. 다행히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속도가 붙고 있어 머지않아 마스크를 벗고 자유롭게 국민과 직접 만나 소통할 수 있는 날이 다가오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국민과 공감하는 국회, 국민을 직접 만나고 함께 호흡하는 국회만이 일하는 국회이며 국민에게 신뢰받는 국회라고 생각한다.
21대 국회가 초심으로 돌아가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정진한다면 다음 1년은 물론이고 21대 국회 임기를 마치게 되는 그날 "일하는 국회였으며 국민에게 신뢰받는 국회였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여의도 땅을 밟으며 오직 국민을 위한 정치에 온 힘을 쏟겠다고 맹세했던 초심으로 돌아가 '민생을 위한 국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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