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더운데 술 취해 행패 부리는 ‘주폭들’
음식점 등지 만취해 폭력 잇따라
광주 올 상반기에만 2300건 넘어
‘온정적 처리’도 원인…재범율 높아
“처벌 강화 등 법진행 실효성 제고”
입력 : 2025. 07. 08(화) 17:50
밤 늦은 시간까지 야외 술판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술에 취한 상태에서 발생한 광주지역 폭력 사건이 올 상반기에만 2300건을 넘어서면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광주경찰은 연말까지 집중 단속에 나서는 한편, 전문가들은 관대한 음주문화에 대한 인식 개선과 법 제도 정비를 촉구하고 있다.

8일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광주에서 발생한 주취 폭력 사건은 총 2367건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2364명이 입건되고 18명이 구속됐다. 주취 사건에서 구속까지 가는 경우는 단순 폭언과 욕설을 넘어 물리적 폭행과 흉기 사용, 차량 절도까지 포함됐다는 의미다.

실제로 지난 5일 밤 북구의 한 음식점에서 30대 남성 A씨는 술값을 지불하지 않고 난동을 부리다 출동한 경찰관에게 폭행을 가해 구속됐다. A씨는 최근 2년 사이 유사 전과만 8건에 이르는 상습 주취 폭력범이었다.

또 지난 5월 3일 동구 한 식당에서는 50대 남성이 의자를 던지고 고함을 치며 약 1시간 동안 영업을 방해했고, 같은 달 9일에는 광산구에서 30대 남성이 술자리 중 지인을 흉기로 찔러 중상을 입히는 사건도 있었다.

같은 달 10일에는 술에 취한 30대 남성이 택시기사를 폭행하고 택시를 무단 운전하고, 22일에는 미성년자인 19세 청소년이 주점 인근에서 행인을 폭행하고 경찰까지 밀친 사건도 발생했다. 3월 15일에는 광산구의 한 병원에서 60대 남성이 술에 취해 간호사와 입원 환자에게 4시간 이상 욕설과 고함을 지르며 병원 업무를 방해했다.

경찰 관계자는 “술을 마시고 난 뒤 발생하는 범죄는 항상 있어 왔다. 하지만 지금까지 업장 주취 사건의 경우, 신변을 확보해 업무 방해를 막는 정도의 온정적 사건 처리만 해온 것이 사실”이라며 “주취 사건은 재범율이 높다. 하루에 2~3건 발생하는 꼴”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광주경찰청은 시민들의 생활공간을 위협하는 △주취 폭력 △흉기 사용 범죄 △생계형 폭력 등을 기초질서 훼손 행위로 규정하고 연말까지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

각 경찰서에는 전담팀이 구성됐고, 상인회와 핫라인도 개설해 현장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 중대 사건의 경우 원칙적으로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하고, 알코올 중독 등 정신질환이 의심되는 피의자에 대해서는 재활 지원도 병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반복되는 주취 범죄의 근본 원인으로 사회 전반에 퍼진 ‘음주 관용 문화’를 꼽는다.

호남대학교 김정규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음주 상태에서의 범죄에 대해 여전히 정상참작이 이뤄지는 분위기가 존재한다”며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처벌 강화와 법 집행의 실효성 제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19세 이상 국민의 고위험 음주율이 13.8%로, 음주에 대한 자제력이 낮은 사회 환경도 범죄 발생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광주경찰청은 “주취 폭력은 단순한 기물파손이나 소란 행위를 넘어, 시민 안전과 사회질서를 해치는 중대한 범죄”라며 “기초질서 회복과 지역민의 체감 안전 향상을 위해 강력한 대응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정유철 기자 yoocheol.jeong@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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