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한 날씨 속 폐기물 처리장서 빈번한 '불'
7일에만 광주,전남 화재 2건 발생
화재시 토양 오염·대기에도 악영향
"폐기물, 특수가연물로 분류 안돼"
입력 : 2025. 07. 08(화) 16:53
7일 오후 10시39분께 전라남도 영암군 삼호읍 한 폐기물처리장에서 원인 미상의 불이 났다. 영암소방 제공
고철, 박스 등 화재에 취약한 물건이 대형으로 쌓여 있는 폐기물 처리업장 등에서 최근 들어 화재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이곳 폐기물 업장이나 재활용 업장의 경우 특수 가연물들이 산재해 있는 경우가 많아 화재 발생 시 큰 피해를 줄 수 있고, 심각한 토양 오염을 부를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소방기본법상 특수가연물에 ‘폐기물’이 분류가 되지 않아 소방 안전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제도 마련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8일 영암소방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39분께 전라남도 영암군 삼호읍 한 폐기물처리장에서 원인 미상의 불이 났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장비 28대와 인원 58명을 투입해 6시간22분만에 불을 완전히 껐다. 이 불로 처리장 2동(759㎡)과 내부 폐기물 등이 소실되는 등 소방서 추산 3억5000만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같은 날 오후 3시51분께 광주광역시 북구 지야동에서도 한 재활용 업체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장비 17대와 인원 42명을 투입해 1시간53분만에 불을 완진했다. 이 불로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소방서 추산 700여만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외부 컨테이너 실외기의 전기적 요인으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지난달 12일 오후 11시36분께 광산구 덕림동 한 폐기물 처리장에서 불이 났다. 화재 범위가 상당해서 소방당국이 장비 24대와 인력 70명을 투입해 8시간40분만에 간신히 불을 껐다. 각종 폐기물 잔해물이 쌓여 있어 진화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6억9000만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광주소방본부가 공개한 2020~2024년 폐기물 처리 시설 화재를 보면 전체 17건이 발생했다.

연도별 발생 현황은 △2020년 2건 △2021년 6건 △2022년 3건 △2023년 5건 △2024년 1건이다.

이런 폐기물 처리 시설 화재에 대해 주의가 필요한 이유로는 광주시처럼 인구가 밀집된 곳에서는 단 1건만으로도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백은선 동신대 소방행정학과 교수는 폐기물 화재의 경우 △재산 피해 △토양 오염 △유독 가스로 인해 대기 악영향 등을 지적했다.

백 교수는 또 “폐기물이 소방기본법상 특수가연물로 분류되지 않아 소방 시설을 갖추는 등의 안전 관리 테두리 안에 들어오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폐기물을 건물 안에 보관하는 것이 아닌 외부에 보관하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건축법 적용도 어려운 부분이 있다. 법 제도화 마련을 통해 미비한 부분을 보완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언했다.
정승우 기자 seungwoo.jeong@jnilbo.com
사건사고 최신뉴스더보기

기사 목록

전남일보 PC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