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파월 후임 지명 임박하지 않아"
FT 보도…“트럼프가 마음 바꿀 수 있어” 전제
“좋은 후보 많아”
입력 : 2025. 06. 27(금) 09:43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의 후임을 조기 지명할 것이라는 보도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 가운데 백악관은 후임 결정이 임박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백악관이 “대통령은 마음을 바꿀 권리가 있지만 연준 의장 지명 결정이 임박한 건 아니다(not imminent)”라면서 “대통령은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많은 좋은 선택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의 후임을 9∼10월까지 조기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올여름에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WSJ 보도 이후 주요 6개국 통화(유로화·엔화 등)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최대 0.7% 하락했다. 이후 하락 폭이 줄어 0.5% 떨어진 수준에서 거래를 이어갔다.

이는 2022년 3월 초 이후 3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달러화 가치는 미국 재정적자와 관세정책에 대한 우려 속에 올해 들어 10%가량 떨어진 상태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내년 5월까지로 11개월 남아있다. 후임 후보군으로는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와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월러 이사는 이달 20일 CNBC 인터뷰에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때 금리인하를 고려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다음 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인하를 고려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에 찬성한다”며 “고용 시장이 급락할 때까지 기다린 뒤 금리인하를 개시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는 “금리인하에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말한 파월 의장의 견해와 대비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금리인하를 주저하는 데 대해 점점 더 불만을 표시해왔다. 25일에는 파월 의장의 후임자 면접을 시작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렇다. 나는 내가 고를 3∼4명을 알고 있다”면서 파월 의장에 대해서는 “끔찍하다”며 비난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그림자 연준 의장’을 앞세워 파월 의장의 레임덕을 앞당기는 한편 연준이 더 빨리, 더 많이 기준금리를 내리도록 압박을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파월 의장은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 과정에 정치적 요소는 개입되지 않으며,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에만 목표가 집중된다고 강조해 왔다.

일본 금융그룹 MUFG의 리 하드맨 선임 통화 분석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맞춰 금리 인하에 더 개방적인 성향을 가진 의장 후보는 현재 달러화 약세 추세를 가속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유로화는 유럽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이 2035년까지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까지 늘리겠다고 약속한 후 달러 대비 최대 0.7% 상승했다. 2021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켈빈 라우 중국·아시아 지역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다음 연준 의장 후보의 조기 지명 가능성으로 인해 연준이 금리 인하를 앞당길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으며, 이는 달러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했다.
노병하 기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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