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계엄선포 장소서 브리핑 “아무도 없어 무덤 같다”
대통령실 브리핑룸 98일 만에 열려
李 “공무원 전원 제자리 복귀해야”
두 달 만에 청사 봉황기 다시 게양
입력 : 2025. 06. 04(수) 17:06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총리 후보자로 김민석 의원(왼쪽), 대통령비서실장으로 강훈식 의원 등 첫 인선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했던 장소에서 새 정부의 첫 인선을 발표하며 5년 임기를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께 대통령실 브리핑룸(회견장)에 등장해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등에 관한 인선을 직접 발표했다. 짙은 남색 정장에 ‘통합’을 상징하는 줄무늬 넥타이 차림이었다.

이 브리핑룸은 파면당한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곳으로, 이곳의 문이 열린 것은 윤 전 대통령 탄핵 심판이 진행 중이던 지난 2월 26일 유혜미 전 저출생대응수석이 저출생 추세 반등 관련 브리핑을 한 이후 98일 만이다.

다만,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에서 근무하던 정무직 공무원은 물론, 파견직 공무원도 모두 원소속 부처로 복귀한 탓에 브리핑룸을 제외한 대통령실 청사는 한산한 모습이었다.

이 대통령도 인선 발표를 시작하기에 앞서 “꼭 무덤 같다. 아무도 없다. 필기도구 제공해줄 직원도 없다. 컴퓨터도 없고, 프린터도 없고 황당무계하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또 “결재할 시스템이 없다. 그래서 손으로 써서 지장을 찍어야 할지, 지장을 찍으려니 인주도 없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지금 고민”이라며 “직업 공무원을 전원 복귀시킨 것 같은데, 곧바로 원대 복귀를 명령해서 전원 제자리로 복귀하도록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황인권 신임 대통령경호처장을 소개하면서 “앞으로 대통령 출근한다고 길 너무 막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아침에 출근하는 데 불편하고 사실은 안 좋았다”고 했다.

민주당 비례대표 의원 출신인 강유정 신임 대통령실 대변인과 위성락 신임 안보실장을 향해서는 “사퇴하셨는데 임명을 안 하면 어떻게 되느냐”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용산 대통령실 청사 정문 게양대에는 봉황기가 두 달 만에 다시 올라왔다.

봉황기는 우리나라 국가수반의 상징으로 대통령 재임 기간 상시 게양되는데, 윤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서 파면되면서 지난 4월 4일 이후로 게양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 파면 당일 운영이 중단된 대통령실 공식 홈페이지는 아직 열리지 않았다. 대통령실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홈페이지는 추후 대통령기록관 홈페이지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라는 안내 문구만 확인할 수 있다.
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
대통령실 최신뉴스더보기

실시간뉴스

많이 본 뉴스

기사 목록

전남일보 PC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