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석대>걷는 즐거움
이용환 논설실장
입력 : 2025. 05. 22(목) 16:56

이용환 논설실장
“걷기를 통해 마음을 정리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넓혔다.” 배우와 작가, 감독으로 유명한 만능 엔터테이너 하정우에게 걷기는 ‘자신을 위로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평균 하루 3만 보, 많을 때는 10만 보까지 걷는다는 그는 걷기를 ‘두 발로 하는 기도’라고 말한다. 건강한 두 다리로 세상을 누비고, 그 속에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들은 하정우에게 지속가능한 삶을 가져다 준 동력이다. 기쁨과 슬픔, 성공과 실패가 공존하는 기나긴 여정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깨달음을 얻는 것도 걷기가 있어 가능했다. ‘내가 길을 걷는 게 아니라, 길이 나를 살리고 있었다’는 하정우의 고백이 공감된다.
“발로, 다리로, 몸으로 걸으면서 인간은 자신의 실존에 대해 행복한 감정을 되찾는다.” ‘몸’과 ‘걷기’의 중요성을 강조한 프랑스 사회학자 다비드 브르통의 저서 ‘걷기 예찬’은 걷기의 즐거움을 이야기한 책이다. 브르통에게 걷기는 단순한 이동이 아니고 자연과 일체감을 형성하는 중요한 기회다.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이동 방식을 통해 시간을 되찾고, 일상의 속도를 조절한다는 의미도 컸다. 철학적 사유와도 연결된다. ‘자신의 내면을 탐구하고, 주변 세계를 연결해 주는 도구이면서 삶의 속도를 늦추고 사색을 즐기게 만드는 수단’이라는 게 걷기에 대한 브르통의 평가다.
‘동의보감’을 쓴 허준도 일찍이 걷기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약보(藥補)보다 식보(食補)가 낫고 식보보다 행보(行補)가 낫다는 것이다. 그 어떤 약이나 음식보다 걷기가 제일이라는 뜻이다. 현대 의학에서도 걷기의 효과는 속속 증명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운동 권고문에는 ‘하루 30분씩 걸으면 당뇨·심장병ㆍ뇌졸중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영국에서는 심장병 환자에게 약이 아닌 ‘걷기’를 처방전으로 내놓다고 한다. 우울증 치료에 도움을 주고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다. 육류를 주식으로 하는 케냐 마사이족에게 성인병이 거의 없는 것이 보행 덕분이라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전남일보가 주최하는 무등산 사랑 등반대회가 24일 오전 8시 30분 문빈정사 광장에서 개최된다. 올해로 19회째를 맞는 무등산 사랑 등반대회는 우리나라 21번째 국립공원인 무등산을 걸으며 무등산의 가치를 되새겨 보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이날 걷기에도 선정된 시민 200명과 학생 100명 등이 참가해 대자연의 신비를 맛보고 수려한 풍광을 만끽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루 10㎞가량 걷다 보면 1000㎈ 이상이 소모되고 체중이 300~500g 빠진다고 한다. 자연의 변화를 느끼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사색의 시간을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산을 걷는 즐거움이다.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의 끝자락, 투명하게 쏟아지는 햇살과 푸르른 신록을 만끽하면서 걷는 즐거움에 빠지고 싶다. 이용환 논설실장
“발로, 다리로, 몸으로 걸으면서 인간은 자신의 실존에 대해 행복한 감정을 되찾는다.” ‘몸’과 ‘걷기’의 중요성을 강조한 프랑스 사회학자 다비드 브르통의 저서 ‘걷기 예찬’은 걷기의 즐거움을 이야기한 책이다. 브르통에게 걷기는 단순한 이동이 아니고 자연과 일체감을 형성하는 중요한 기회다.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이동 방식을 통해 시간을 되찾고, 일상의 속도를 조절한다는 의미도 컸다. 철학적 사유와도 연결된다. ‘자신의 내면을 탐구하고, 주변 세계를 연결해 주는 도구이면서 삶의 속도를 늦추고 사색을 즐기게 만드는 수단’이라는 게 걷기에 대한 브르통의 평가다.
‘동의보감’을 쓴 허준도 일찍이 걷기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약보(藥補)보다 식보(食補)가 낫고 식보보다 행보(行補)가 낫다는 것이다. 그 어떤 약이나 음식보다 걷기가 제일이라는 뜻이다. 현대 의학에서도 걷기의 효과는 속속 증명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운동 권고문에는 ‘하루 30분씩 걸으면 당뇨·심장병ㆍ뇌졸중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영국에서는 심장병 환자에게 약이 아닌 ‘걷기’를 처방전으로 내놓다고 한다. 우울증 치료에 도움을 주고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다. 육류를 주식으로 하는 케냐 마사이족에게 성인병이 거의 없는 것이 보행 덕분이라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전남일보가 주최하는 무등산 사랑 등반대회가 24일 오전 8시 30분 문빈정사 광장에서 개최된다. 올해로 19회째를 맞는 무등산 사랑 등반대회는 우리나라 21번째 국립공원인 무등산을 걸으며 무등산의 가치를 되새겨 보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이날 걷기에도 선정된 시민 200명과 학생 100명 등이 참가해 대자연의 신비를 맛보고 수려한 풍광을 만끽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루 10㎞가량 걷다 보면 1000㎈ 이상이 소모되고 체중이 300~500g 빠진다고 한다. 자연의 변화를 느끼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사색의 시간을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산을 걷는 즐거움이다.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의 끝자락, 투명하게 쏟아지는 햇살과 푸르른 신록을 만끽하면서 걷는 즐거움에 빠지고 싶다. 이용환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