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석대>대통령 선별법
김성수 논설위원
입력 : 2025. 03. 25(화) 17:56

“자신을 지도자로 선출한 구성원을 믿지 않고, 자신을 돕는 동료들과의 협조도 거부한다. 극단적으로 우유부단해 책무를 망각하거나 지나치게 독단적이라 제멋대로 일을 처리한다. 너무도 게으른 나머지 남들이 보기에 솔선수범한다는 인상조차 보이지 않는다. 미래의 비전을 위한 혁신 따윈 더더욱 없었다. 무엇보다도 구성원의 일상에 크나큰 해악을 끼치고도 자신의 잘못이 무엇인지 반성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다.” 15년간 정치 현장을 경험한 저널리스트였던 네이선 밀러가 쓴 ‘최악의 대통령’에서 밝힌 최악의 지도자의 덕목이다.
저자는 최악의 대통령 선정 기준을 두 가지로 압축했다. ‘대통령으로서 국가와 국민에게 얼마나 손해를 끼쳤나’는 객관적 기준과 ‘목표를 위해 국민을 이끌었는가’라는 지도력과 책임감에 대한 평가다. 이를 통해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 10명을 선정했는데 이들 공통점은 자신감 결여, 불량한 성격, 타협과는 거리가 먼 정치력과 무능, 비전 결핍, 부정직하고 불성실한 태도, 의사소통의 거부 등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음모와 권력 남용에 능했다. 정적 제거와 언론 탄압을 위해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 국세청(IRS) 등 권력기관을 활용했다가 결국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몰락했다. 그는 헌법을 우롱한 독선적 지도자로 역사에 남아 있다. 한 대통령의 인격적 결함으로 인한 책임과 피해는 대체로 그를 선출한 구성원에게 전가된 점은 비단 미국 뿐이 아니다.
대한민국은 2024년 12월 3일, 현직 대통령의 친위쿠데타라는 초유의 사건으로 인해 민주주의의 존망이라는 갈림길에 서 있다.
국민이 아닌 자신의 안위를 위해 헌법을 유린했고, 국격을 추락시키고 경제를 나락으로 내몰고 있다. 탄핵을 부정하며 국가를 진영 싸움으로 두 동강이 냈다. ‘최악의 대통령’의 기준을 멀리 미국에서 찾을 필요조차 없어 보인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결과는 모두가 예상하고 있다. 우리는 곧 새로운 지도자를 선출해야 한다. ‘이런 대통령 뽑지 맙시다’라는 명확한 기준을 찾는데 큰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우리는 최악의 대통령을 통해 자연스럽게 정반대의 덕성을 갖춘 후보를 찾게 될 것이고 뽑게 될 것이다. 단면적인 모습으로 ‘좋은 대통령’을 선택하는 건 한계가 있음을 안다. 다만 ‘최악은 피해야 한다’는 통찰력을 혹독한 대가를 통해 자연스럽게 체득했다. 다가올 대선, ‘대통령 선별법’을 통해 절망에 빠진 국민에겐 일말의 희망이 될 지도자가 나오길 기대한다. 김성수 논설위원
저자는 최악의 대통령 선정 기준을 두 가지로 압축했다. ‘대통령으로서 국가와 국민에게 얼마나 손해를 끼쳤나’는 객관적 기준과 ‘목표를 위해 국민을 이끌었는가’라는 지도력과 책임감에 대한 평가다. 이를 통해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 10명을 선정했는데 이들 공통점은 자신감 결여, 불량한 성격, 타협과는 거리가 먼 정치력과 무능, 비전 결핍, 부정직하고 불성실한 태도, 의사소통의 거부 등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음모와 권력 남용에 능했다. 정적 제거와 언론 탄압을 위해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 국세청(IRS) 등 권력기관을 활용했다가 결국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몰락했다. 그는 헌법을 우롱한 독선적 지도자로 역사에 남아 있다. 한 대통령의 인격적 결함으로 인한 책임과 피해는 대체로 그를 선출한 구성원에게 전가된 점은 비단 미국 뿐이 아니다.
대한민국은 2024년 12월 3일, 현직 대통령의 친위쿠데타라는 초유의 사건으로 인해 민주주의의 존망이라는 갈림길에 서 있다.
국민이 아닌 자신의 안위를 위해 헌법을 유린했고, 국격을 추락시키고 경제를 나락으로 내몰고 있다. 탄핵을 부정하며 국가를 진영 싸움으로 두 동강이 냈다. ‘최악의 대통령’의 기준을 멀리 미국에서 찾을 필요조차 없어 보인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결과는 모두가 예상하고 있다. 우리는 곧 새로운 지도자를 선출해야 한다. ‘이런 대통령 뽑지 맙시다’라는 명확한 기준을 찾는데 큰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우리는 최악의 대통령을 통해 자연스럽게 정반대의 덕성을 갖춘 후보를 찾게 될 것이고 뽑게 될 것이다. 단면적인 모습으로 ‘좋은 대통령’을 선택하는 건 한계가 있음을 안다. 다만 ‘최악은 피해야 한다’는 통찰력을 혹독한 대가를 통해 자연스럽게 체득했다. 다가올 대선, ‘대통령 선별법’을 통해 절망에 빠진 국민에겐 일말의 희망이 될 지도자가 나오길 기대한다. 김성수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