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우키시마호 승선자 명부 79년 만에 입수… 개인정보는 아직
입력 : 2024. 09. 05(목) 18:20
구국실천국민연합 회원들이 지난 2017년 10월26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안중근의사 의거 108주년 기념식 및 우키시마호 폭침 사건 진상조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광복 직후 폭침된 우키시마마루(浮島丸·우키시마호) 폭침 사건 79년 만에 승선자 명부 일부를 입수했다.

5일 외교부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은 이날 오후 4시께 주일 한국대사관을 통해 우키시마호 승선자 명부 일부를 전달했다. 다만 명부는 문서 원본이 아닌 ‘사본’으로, 일본 측의 내부 조사를 끝마친 19건이다.

현재 일본 정부가 보관 중인 우키시마호 사건 관련 목록은 총 75건으로, 이 중 한국인 피해 규모를 확인할 핵심 자료인 ‘승선자 명부’ 또는 ‘승선 명부’라고 표기된 목록은 15건이다.

이외에 사몰자 명부 30건, 조난자 명부 또는 유골 편승자 명부 22건, 우키시마호 편승자 명부 3건 등이 있다.

정부가 전달받은 19건이 구체적으로 어떤 목록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몇 명의 사망자와 생존자 등의 개인정보가 담겨있는지는 당장 알 수 없는 것이다.

추후 성명과 생년월일, 본적 등이 적힌 명부 전체가 공개될 경우 한국인 피해 규모를 재산정하고 알려지지 않았던 추가 희생자 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나머지 목록에 대해 내부 조사가 완료되는 대로 제공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해당 명부를 사건의 진상 파악과 피해자 구제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특히 ‘대일항쟁기 강제동원피해조사 및 국외강제동원희생자 등 지원위원회’의 심사 과정에서 근거자료 부재 등으로 위로금 지급 신청을 기각·각하 당한 희생자 유족에 대한 위로금 지급 재심의 등에도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우키시마호는 1945년 광복 직후 귀국하려는 재일 한국인들을 태우고 부산으로 향한 일본 해군 수송선으로, 그 해 8월24일 교토 마이즈루항에 기항하려다 선체 밑부분에서 폭발이 일어나 침몰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우키시마호가 해저 기뢰를 건드려 폭침했으며 승선자 3700여명 중 한국인 희생자가 524명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한국인 생환자와 유족 등은 일본이 고의로 배를 폭파시켰으며 승선자 7500~8000명 중 한국인 희생자가 수천 명에 이른다며 일본에 진실 규명을 요구해 왔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유족과의 소송에서 승선자 명부가 우키시마호 침몰과 함께 사라졌다고 주장했지만, 일본 언론인의 정보공개 청구로 개인정보를 덧칠해 가린 10여건의 명부를 뒤늦게 공개한 바 있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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