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처음이 궁금해? 그것마저 알려주마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최초의 것들
김대웅 | 노마드 | 3만1000원
입력 : 2024. 05. 23(목) 17:51
최초의 것들.
우리는 무심코 입고 먹고 쉬면서, 지금 우리가 누리는 그 모든 것이 어떠한 발전 과정을 거쳐 지금의 안락하고 편안한 방식으로 정착되었는지 잘 알지 못한다. 개울가에서 손빨래하던 우리 선조들에게 세탁기의 등장은 그야말로 혁명이었을 것이다. 인간을, 특히 여성을 그 지긋지긋한 가사노동의 개미지옥으로부터 조금이나마 벗어나게 한 주인공이니 말이다.

통조림은 또 어떤가? 전쟁 때문에 탄생한 이 기가 막힌 물건이 오늘날 인류의 식생활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생각해보면 그 존재가치는 어마어마하다. 게다가 거기에 다소곳하게 담긴 내용물도 무궁무진하다. 통조림의 무한변신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궁금할 따름이다. 이처럼 기발한 상상과 엉뚱한 실수로 탄생한 그 무엇이 인류의 삶을 바꾸어왔다.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최초의 것들’에는 이 같은 문화의 다양한 표정이 담겨 있다. 인류의 역사에서 인간이 일구어낸 온갖 문화적 산물 중 의식주를 중심으로 우리가 지나치거나 몰랐던 이야기들에 주목했다. 또한 이 책은 ‘최초’를 중심으로 그 역사적 맥락을 설명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최초는 영원하고 오직 한 번만 존재한다. 그것이 어떤 과정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바로 문화의 역사이자 인류의 역사이며, 그것이 탄생하고 자란 곳의 전통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세 부분으로 구성되었다. ‘제1부 의(衣)_ 우리가 몸에 걸치는 것들의 유래와 에피소드’에서는 복식과 액세서리, 세탁기와 재봉틀 등에 대해 서술했다. ‘제2부 식(食)_ 주식과 먹거리에 얽힌 이야기들’에서는 식재료뿐만 아니라 전자레인지와 냉장고, 통조림의 탄생과 자기의 전래 과정 등에 대해 다루었다. 기호식품인 담배도 빼놓을 수 없는 이야깃거리다. ‘제3부 주(住)_ 생활하고 일하는 곳 그리고 문화공간의 변천사’에서는 주거지뿐만 아니라 동물원과 유원지, 도서관, 영화관, 박물관, 카페와 바 등 문화공간의 변천사를 살펴보았다. 이곳들은 주거지 못지않게 사람들이 모여 문화생활을 영위하는 필수공간이기 때문이다. 또 고층건물을 가능케 한 엘리베이터는 빠뜨릴 수 없는 중요한 주거문화의 요소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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