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현명하지 못한 처신 사과…특검은 정치공세”
●尹 대통령 취임 2주년 기자회견
김건희·채상병 특검법 ‘반대’ 입장
‘저출생대응기획부’ 장관 부총리로
“정부 로드맵 따라 의료개혁 추진”
개각 검토…반도체 경쟁력 강화도
입력 : 2024. 05. 09(목) 18:14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김수경 대변인이 기자회견을 마치려 하자 출입기자들의 질문을 더 받으라고 말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은 9일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제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들께 걱정 끼쳐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채상병 특검법’은 “정치 공세”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석열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 명품백 의혹에 대해, “(검찰이) 공정하고 엄정하게 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건희여사 특검법’과 관련해선 “검찰 또는 경찰의 수사가 봐주기 의혹이나 부실의혹이 있을 때 특검을 하는 게 맞다”며 반대했다.

야당이 단독처리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서도, “수사 관계자들의 마음가짐과 자세를 우리가 일단 믿고 더 지켜보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며 거부권을 시사했다.

윤 대통령은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면 수사당국에서 국민 여러분께 상세하게 수사 경과와 결과를 잘 설명할 것”이라며 “그걸 보고 만약 국민들께서 ‘이건 봐주기 의혹이 있다’, ‘납득 안 된다’고 하시면 그때는 제가 특검을 하자고 먼저 주장하겠다”고 강조했다.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 입장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저출생대응기획부 장관에게) 사회부총리를 맡겨서 실효성있는 정책들을 빠른 속도로 추진하는 게 중요하다”며 “경제사회 정책뿐만 아니라 우리의 의식과 삶의 문화를 바꿔 나가는 노력도 반드시 병행해서 추진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장기화하는 의료계와의 대치에도 굽히지 않고 의료 개혁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의료계와 1년 넘도록 정부 출범 직후부터 이 문제를 다뤄왔고 어느 날 갑자기 의사 ‘2000명’을 발표한 게 아니다”며 “정부는 로드맵에 따라 뚜벅뚜벅 국민을 위한 의료개혁의 길을 걸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의 갈등설에 대해서도 답했다.

윤 대통령은 “한 전 위원장은 정치 입문 기간은 짧지만 주요 정당에서 비대위원장 겸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총선을 지휘했다”며 “앞으로 정치인으로서의 길을 잘 걸어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제든지 (한 전 위원장과) 식사도 하고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부 출범 2주년을 맞아 개각을 검토할 시점이 됐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부처 분위기도 바꾸고 소통하고 민생 문제에 더욱 다가가기 위해 내각 인선도 검토하고 있다”며 “후보들에 대해 면밀하게 검토해서 국민을 위해서 제대로 일할 수 있는 분들을 찾아서 인사를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가기간산업인 반도체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반도체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재정 여건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디지털 사회에서 반도체는 거의 모든 산업에 전후방 연계 효과가 막대하다”며 “정부도 시간이 보조금이라는 생각으로 전력, 용수 기반시설, 공장 건설 등이 속도감 있게 이뤄질 수 있도록 규제를 풀고, 속도감 있는 사업 진행을 도와주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대기업 감세, 부자 감세라는 비판과 공격에 직면하면서도 어쨌든 반도체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세제 지원을 추진했다”며 보조금 직접 지원 여부에 대해선, “세액공제가 보조금이나 마찬가지”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아울러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폐지해야 한다며 법안 통과를 위한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의 협조를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금투세를 폐지하지 않는다면 우리 증시에서 엄청난 자금이 이탈하고, 1400만 개인 투자자에게 막대한 타격이 예상된다”며 “앞으로도 국회에 강력히 협력을 요청하고 특히 야당의 협조를 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울=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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