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괴벨스' 김기남 사망…국장 치른다
전 노동당 선전선동 담당 비서
3대 세습 체제 선동 주도 앞장
2005년 서울 국립현충원 참배
입력 : 2024. 05. 08(수) 10:16
김기남 부위원장. 노동신문
북한에서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 세습 체제 정당성 확보 작업을 도맡으며 이른바 북한의 ‘괴벨스’라 불렸던 김기남 전 노동당 선전선동 담당 비서가 사망했다.

8일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022년 4월부터 로환과 다장기 기능부전으로 병상에서 치료를 받아오던 전 당중앙위원회 비서 김기남 동지가 끝내 소생하지 못하고 주체113(2024)년 5월7일 10시 애석하게도 94살을 일기로 서거”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김일성훈장, 김정일훈장 수훈자이며 로력영웅인 전 당중앙위원회 비서 김기남 동지의 서거에 즈음하여 5월8일 새벽 2시 고인의 령구를 찾으시고 깊은 애도의 뜻을 표시”했다고 밝혔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국가장의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장례를 국장으로 치를 예정이며, 발인은 9일 9시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치 독일의 악명 높은 선전·선동가인 ‘요제프 괴벨스’에 빗대 ‘북한의 괴벨스’로 불린 김기남은 1929년 8월생으로 1966년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에 올라 당 선전선동부장, 당 선전담당 비서 등을 두루 지냈다.

2017년 10월 노동당 제7기 2차 전원회의에서 당 부위원장에서 내려오고 2018년 4월 제13기 6차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무위원에서 탈락했으며, 2019년 당 중앙위원회 고문을 맡았다.

남한 땅을 밟은 북한 인사로 국민들에게 친숙하기도 하다. 김기남은 2009년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당시 북한 조문단으로 서울을 방문해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기도 했다.

퇴임 후 낸 자서전에서 이 전 대통령은 김기남이 당시 남북 정상회담을 제안하고, 이듬해 임태희 전 노동부 장관과 2015년 사망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싱가포르에서 회동하는 등 접촉이 이어졌지만 북한 측의 과도한 대가 요구로 정상회담 제안을 결국 거절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기남은 2005년 ‘자주평화통일을 위한 8.15 민족대축전’ 참가를 위해 서울을 방문했을 땐 분단 이후 북측 대표단으론 처음으로 서울 국립현충원을 방문하고 현충탑을 참배하기도 했다.
오지현 기자·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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