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석대>'클린' 우주시대
김성수 논설위원
입력 : 2024. 05. 07(화) 18:27
김성수 논설위원
인류가 우주로 나간지 63년이 지났다. 미국과 소련의 냉전의 산물인 ‘우주경쟁’은 이젠 희귀광물, 우주여행 등 우주산업 형태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매년 2000개 이상의 우주 발사체들이 우주로 보내지고, 현재 지구 주변을 돌고 있는 위성은 1만개가 넘는다. 그 중 여전히 활동 중인 위성은 약 8800개라고 한다.

문제는 기능을 잃고 떠도는 위성들이다. 일명 ‘우주쓰레기’인 이들 위성조각들이 이미 100조개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밤하늘에서 가장 빛나는 물체로 인공위성이 꼽히게 되면서 천문연구에도 방해가 된다는 주장도 제기된 바 있다.

최근 해결책으로 등장한 것이 나무로 만든 ‘목재 위성’이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 JAXA와 미국 항공우주국 NASA는 환경친화적인 ‘리그노샛 탐사선(LignoSat Probe)’을 개발해 올 여름 지구 궤도에 배치한다. 나무위성은 금속과 달리, 지구 대기권으로 재진입할 때 완전히 타버리기 때문에 우주 쓰레기를 남기지 않는다. 이 기발한 발상이 통한다면, 곧 세계 첫 목조위성의 등장과 함께 우주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획기적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나무위성이 ‘클린 우주’를 만드는 좋은 아이디어일 뿐 성공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

과거에도 우주쓰레기를 없애기 위한 다양한 구상들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 1980년대 로켓을 디자인한 짐 홀로페터는 우주 쓰레기에 물을 분사해 지구로 떨어뜨리는 일명 ‘우주 샤워’, 거대한 그물망이나 전자파를 활용해 쓰레기를 모으는 일명 ‘우주 빗자루’는 SF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것들이었다.

과거 공룡시대를 멸망시킨 소행성과의 충돌보다 인간이 버린 인공우주물체를 더 걱정해야할 상황이다. 미국의 한 가정집의 지붕을 뚫고 들어온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버려진 파편 덩어리와 호주 양 목장에 떨어진 스페이스X 드래건 캡슐의 일부도 그중 하나다. 인간이 만든 우주 쓰레기가 지구를 강타한 사건들이다.

환경오염과 기후위기에 이어 우주 위험 시나리오가 현실적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 결국 해법은 “우주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무분별한 우주쓰레기가 넘쳐난다면 우주여행이 생활화되는 먼 미래엔 우주에도 국립공원처럼 관리구역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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