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소화불량 첩약 건강보험 적용에 한방병원 붐벼
지난달 29일 2단계 시범 시행
본인부담률 최대 40%로 줄어
시범사업 참여 기관 홍보 부족
입력 : 2024. 05. 07(화) 18:24
7일 광주 동구 한 한의원 접수처에는 보건복지부가 지난달 29일부터 실시한 첩약 건강보험 적용 2단계 시범사업 홍보 포스터가 붙어 있다. 정상아 기자
“한약이 비싸서 걱정했는데 이제 부담이 좀 줄었죠.”

정부가 첩약(여러 가지 약재를 섞어 지은 약) 건강보험 적용 2단계 시범사업을 통해 건강보험 혜택을 확대 적용하면서 한의원과 한방병원을 찾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번 시범사업에서는 허리 디스크와 기능성 소화불량, 알레르기 비염 등에 처방되는 첩약도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첩약 처방을 받는 연령층이 다양해졌다.

시범사업 시작 일주일이 지난 7일 오전 찾은 광주 서구 한 한의원에는 접수를 마치고 진료를 기다리는 대기자들로 가득했다. 접수처로 가서 ‘해당 질환도 첩약도 건강보험에 적용되는 게 맞는지’를 재차 확인하는 이들도 있었다.

대학생 김소정(24)씨는 “우연히 알레르기 비염 첩약도 건강보험이 적용된다는 걸 알게 돼 처방 받으러 왔다”며 “워낙 한약이 비싸서 매번 고민하다 결국 오지 못했었는데 비용 부담이 훨씬 줄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50대 안모씨는 “평소에 소화불량을 달고 살아 주기적으로 한약을 처방받으러 온다”며 “이런 시범사업이 있다는 걸 모르고 왔는데 확실히 저렴하게 한약을 구입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안도했다.

지난달 29일 보건복지부는 첩약 건강보험 적용 2단계 시범사업을 실시했다.

2단계 시범사업에는 건강보험 적용 범위와 기간, 참여 의료기관이 이전 1단계 사업보다 대폭 확대됐다.

이번 2단계 시범사업에서는 기존 월경통, 안면신경마비, 뇌혈관질환 후유증 외에도 새로 추가된 알레르기 비염, 기능성 소화불량, 요추추간판탈출증 등 모두 6개 질환이 시범사업 대상 질환으로 정해졌다. 뇌혈관질환 후유증과 관련해서는 대상 연령이 65세 이상에서 전 연령대로 넓어졌다.

대상 의료기관도 한의원에서 ‘한의원·한방병원·한방 진료과를 운영하는 병원과 종합병원’으로 넓어졌고 기관 규모에 따라 환자 본인 부담률도 세분화됐다.

1단계 시범사업에서의 환자 본인 부담률은 일률적으로 50%였지만 2단계에서는 한의원 30%, 한방병원·병원 40%, 종합병원 50%로 차등 적용된다.

광주지역 내 시범사업 참여 의료기관은 △광산구 41곳 △동구 18곳 △남구 27곳 △북구 38곳 △서구 40곳으로 총 164곳으로 집계됐다.

시범사업이 실시된 지 일주일 정도가 지났지만 사업 참여 기관을 직접 알아봐야 하는 불편함과 부실한 홍보로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서모(38)씨는 “이번에 첩약을 처방받은 곳은 시범사업 참여 기관이 아니라서 혜택을 받지 못했다”며 “혜택이 적용되는 기관을 일찍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 주변 지인들도 대부분 잘 모르고 있던데 홍보가 더 필요해보인다”고 강조했다.

광주 동구 한 한의원 관계자는 “아직 사람들이 잘 몰라서 접수 인원 변동이 크게 없다”며 “일주일밖에 안돼서 그런지 따로 홍보 포스터나 관련 내용을 전달받지 못한 상황이다”고 밝혔다.

광주시 관계자는 “복지부에서 따로 공지나 권고사항이 없어 알아보는 중”이라며 “자료나 관련 내용을 전달 받으면 적극적으로 홍보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정상아 기자 sanga.jeong@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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