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매장 ‘배달이 더 비싼’ 이중가격제 도입 잇따라
광주 자영업자 “배달비 부담 가중”
같은 메뉴. 배달 최대 3000원 추가
배달앱마다 동일매장 가격 제각각
“소비자에 비용 부담 전가” 비판도
같은 메뉴. 배달 최대 3000원 추가
배달앱마다 동일매장 가격 제각각
“소비자에 비용 부담 전가” 비판도
입력 : 2024. 09. 26(목) 17:54
최근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오프라인 매장 가격과 배달 가격을 달리하는 ‘이중가격제’를 잇따라 도입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 외식업계에서도 이같은 가격 구분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은 한 배달 라이더가 매장 앞을 지나가고 있는 모습.
최근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오프라인 매장 가격과 배달 가격을 달리하는 ‘이중가격제’를 잇따라 도입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 외식업계에서도 가격 이원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중개수수료 등 배달 제반 비용 부담으로 인해 이중가격제 시행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행위”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리아는 지난 24일부터 매장과 배달 서비스의 가격을 구분해 운영 중이다. 단품 메뉴는 700∼800원, 세트 메뉴는 1300원 비싸졌다. 다만 자사앱인 롯데이츠로 주문하면 1만4000원 이상 무료 배달 행사를 진행한다. 이러한 이중가격제 도입은 롯데리아가 처음이 아니다. KFC는 지난 3월 이중가격제를 2년여만에 다시 도입했고 파파이스는 지난 4월 배달 가격을 매장 가격보다 높게 책정했다. 맥도날드 빅맥 세트는 매장에서는 7200원이지만, 배달 주문 시 8500원을 지불해야 한다. 버거킹 와퍼 세트도 배달 가격이 1만500원으로 매장보다 1400원 비싸다. 메가MGC커피와 컴포즈커피의 경우 아메리카노 배달 가격이 매장 가격보다 500원 비싸다. 한솥도시락도 이날 배달의민족·쿠팡이츠·요기요 전용 판매가를 별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다음 달 1일부터 운영되며 변경된 판매가는 당일 공개할 예정이다.
지역 자영업자들도 이중가격제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실제 광주 동구 일대를 돌아본 결과 매장 가격과 배달 가격을 달리하는 식당·카페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2000원에 아메리카노를 판매하는 한 카페는 배달 가격을 2500원으로 책정했다. 우유가 들어가는 ‘라떼’ 종류는 300원가량 더 비쌌다. 한 분식집은 전체 메뉴의 ‘배달 가격’을 500원 인상했다. ‘가성비’를 앞세워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학생들을 대상으로 장사하는 한 식당은 매장 가격과 배달 가격이 무려 3000원 이상 차이 났다. 다만 매장 메뉴 가격이 7000~8000원대로, 물가 대비 낮게 형성돼 있었다.
외식업체들은 높은 중개수수료 등 배달 비용 부담으로 인해 이중가격제를 도입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약 10%에 달하는 중개수수료는 물론 배달비, 결제 정산 이용료, 부가세 등을 제외하면 이윤이 거의 없다는 것. 중개 수수료가 2%대인 ‘공공배달앱’은 고객 인지도가 낮아 배달의민족(배민)·요기요·쿠팡이츠 등 대형 배달플랫폼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데, 대형 플랫폼은 중개수수료 부담이 커 일부 자영업자들이 음식값을 올리거나 배달 주문을 포기하는 상황이다.
분식집을 운영하는 김모(28)씨는 “배달 최소 금액이 1만4000원이라서 손님이 이에 맞춰 음식을 주문하면 겨우 1000~2000원의 이윤이 남는다. 한 달 전 개업 이후 배달 판매 시 이윤을 계산해 보고 바로 이중가격제를 도입했다”며 “매장 가격과 500원 차이지만 배달 비용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다. 고물가·경기침체 장기화 속에서 배달 비용 부담까지 갈수록 커지니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대학가 상인 전모(42)씨는 “학생들을 상대로 장사하기 때문에 대학가 식당들은 모두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학생들은 가격 인상에 민감한 편이라 음식값을 함부로 올릴 수도 없다”며 “특히 방학 중에는 배달 장사가 중요한데 어떻게 최대한 낮게 책정해 놓은 매장 가격과 동일하게 받을 수 있겠나. 매장 가격도 손해를 보고 판매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광주지역 공공배달앱(땡겨요·위메프 등), 배민, 요기요 등을 살펴본 결과 플랫폼에 따라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는 식당도 찾아볼 수 있었다. 광주 동구의 한 국밥집은 동일한 메뉴를 공공배달앱 ‘땡겨요’에서는 1만1000원에, ‘요기요’에서는 1만2000원에 판매했다. 최소 주문 가격도 1만5000원과 2만원으로 각각 달랐다. 배달앱마다 배달료를 다르게 책정하는 식당들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소비자들은 “적어도 고객이 이중가격제 여부를 알 수 있도록 사전에 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모(29)씨는 “물가 상승 등의 이유로 음식 가격을 올리는 건 이해하지만, 매장 가격과 배달 가격은 당연히 같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비자가 배달비와 음식값을 지불하고도 기타 비용 부담을 더 짊어질 이유는 없다. 이중가격제는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행위”라며 “이중가격제가 적용되면 소비자는 배달 가격이 더 비싸다는 사실을 알 수 없어 속았다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적어도 소비자들이 이중가격제를 인지하고 구매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당 내용을 고지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는 지난 24일 5차 회의를 개최하고 △결제수수료 현황 △수수료·광고비 관련 투명성 제고방안 등을 논의했다. 6차 회의에서는 플랫폼·입점업체 간 협의를 본격적으로 진행한다. 정부는 상생협의체가 10월 중 바람직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리아는 지난 24일부터 매장과 배달 서비스의 가격을 구분해 운영 중이다. 단품 메뉴는 700∼800원, 세트 메뉴는 1300원 비싸졌다. 다만 자사앱인 롯데이츠로 주문하면 1만4000원 이상 무료 배달 행사를 진행한다. 이러한 이중가격제 도입은 롯데리아가 처음이 아니다. KFC는 지난 3월 이중가격제를 2년여만에 다시 도입했고 파파이스는 지난 4월 배달 가격을 매장 가격보다 높게 책정했다. 맥도날드 빅맥 세트는 매장에서는 7200원이지만, 배달 주문 시 8500원을 지불해야 한다. 버거킹 와퍼 세트도 배달 가격이 1만500원으로 매장보다 1400원 비싸다. 메가MGC커피와 컴포즈커피의 경우 아메리카노 배달 가격이 매장 가격보다 500원 비싸다. 한솥도시락도 이날 배달의민족·쿠팡이츠·요기요 전용 판매가를 별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다음 달 1일부터 운영되며 변경된 판매가는 당일 공개할 예정이다.
지역 자영업자들도 이중가격제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실제 광주 동구 일대를 돌아본 결과 매장 가격과 배달 가격을 달리하는 식당·카페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2000원에 아메리카노를 판매하는 한 카페는 배달 가격을 2500원으로 책정했다. 우유가 들어가는 ‘라떼’ 종류는 300원가량 더 비쌌다. 한 분식집은 전체 메뉴의 ‘배달 가격’을 500원 인상했다. ‘가성비’를 앞세워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학생들을 대상으로 장사하는 한 식당은 매장 가격과 배달 가격이 무려 3000원 이상 차이 났다. 다만 매장 메뉴 가격이 7000~8000원대로, 물가 대비 낮게 형성돼 있었다.
외식업체들은 높은 중개수수료 등 배달 비용 부담으로 인해 이중가격제를 도입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약 10%에 달하는 중개수수료는 물론 배달비, 결제 정산 이용료, 부가세 등을 제외하면 이윤이 거의 없다는 것. 중개 수수료가 2%대인 ‘공공배달앱’은 고객 인지도가 낮아 배달의민족(배민)·요기요·쿠팡이츠 등 대형 배달플랫폼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데, 대형 플랫폼은 중개수수료 부담이 커 일부 자영업자들이 음식값을 올리거나 배달 주문을 포기하는 상황이다.
분식집을 운영하는 김모(28)씨는 “배달 최소 금액이 1만4000원이라서 손님이 이에 맞춰 음식을 주문하면 겨우 1000~2000원의 이윤이 남는다. 한 달 전 개업 이후 배달 판매 시 이윤을 계산해 보고 바로 이중가격제를 도입했다”며 “매장 가격과 500원 차이지만 배달 비용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다. 고물가·경기침체 장기화 속에서 배달 비용 부담까지 갈수록 커지니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대학가 상인 전모(42)씨는 “학생들을 상대로 장사하기 때문에 대학가 식당들은 모두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학생들은 가격 인상에 민감한 편이라 음식값을 함부로 올릴 수도 없다”며 “특히 방학 중에는 배달 장사가 중요한데 어떻게 최대한 낮게 책정해 놓은 매장 가격과 동일하게 받을 수 있겠나. 매장 가격도 손해를 보고 판매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광주지역 공공배달앱(땡겨요·위메프 등), 배민, 요기요 등을 살펴본 결과 플랫폼에 따라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는 식당도 찾아볼 수 있었다. 광주 동구의 한 국밥집은 동일한 메뉴를 공공배달앱 ‘땡겨요’에서는 1만1000원에, ‘요기요’에서는 1만2000원에 판매했다. 최소 주문 가격도 1만5000원과 2만원으로 각각 달랐다. 배달앱마다 배달료를 다르게 책정하는 식당들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소비자들은 “적어도 고객이 이중가격제 여부를 알 수 있도록 사전에 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모(29)씨는 “물가 상승 등의 이유로 음식 가격을 올리는 건 이해하지만, 매장 가격과 배달 가격은 당연히 같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비자가 배달비와 음식값을 지불하고도 기타 비용 부담을 더 짊어질 이유는 없다. 이중가격제는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행위”라며 “이중가격제가 적용되면 소비자는 배달 가격이 더 비싸다는 사실을 알 수 없어 속았다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적어도 소비자들이 이중가격제를 인지하고 구매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당 내용을 고지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는 지난 24일 5차 회의를 개최하고 △결제수수료 현황 △수수료·광고비 관련 투명성 제고방안 등을 논의했다. 6차 회의에서는 플랫폼·입점업체 간 협의를 본격적으로 진행한다. 정부는 상생협의체가 10월 중 바람직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글·사진=나다운 기자 dawoon.na@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