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로 빚은 시각예술의 향연"…7인의 미디어 아트
15일부터 '코드, 하나의 캔버스'
내달까지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
다국적 작가 7인 참여…13점 전시
타이포그래피서 우주적 상상까지
"확장된 시각예술 선봬…실험적 장"
입력 : 2025. 07. 12(토) 09:03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G.MAP)에서 개최되는 전시 ‘코드, 하나의 캔버스: AI시대의 창의적인 그래픽’ 현장. 박찬 기자
디지털 기술과 인공지능(AI), 코드 기반 알고리즘을 활용해 동시대의 시각언어를 감각적으로 표현한 그래픽 아트가 공간을 메운다. 7인의 다국적 참여작가들은 코드(Code)를 단순한 기술 도구가 아닌, 예술적 사유와 매개 언어로 바라보며, 코드가 생성한 이미지를 우리의 정체성과 감정까지 표현할 수 있는 장치로 확장한다.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G.MAP)은 아트센터나비와 협력해 전시 ‘코드, 하나의 캔버스: AI시대의 창의적인 그래픽’을 15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선보인다. 전시에서는 미디어아트, 설치 작품 등 13점이 제3·4전시실과 외부미디어월을 통해 소개된다.

이번 전시는 두 주제로 구성된다. 첫 번째 주제인 ‘형태로서의 코드(Form as Code)’에서는 피터 조, 밥 파우스트, 잭 리버만, 오미드 네말하빕의 작품들이 걸린다. 이들은 글자 배치를 예술적으로 표현하는 타이포그래피, 제스처 기반 인터랙션, 알고리즘적 반복 구조 등을 통해 코드가 이미지의 형식과 언어의 리듬, 움직임에 어떻게 관여하는지를 탐색한다.

피터 조의 작품 ‘한글스케이프’는 한글과 영어라는 두 언어가 가진 유사성과 교차점을 투영한다. 이 작품의 한 장면에서는 ‘삶’과 ‘Life’라는 단어가 끝없이 반복되며, 시청자들에게 상호 연결성과 모든 존재의 흐름을 상기시킨다.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잭 리버만은 이번 전시에서 ‘퓨처 스케치스’를 선보이며 그간 기술적 응용에만 사용되는 도구로 여겨졌던 컴퓨터 코드에 예술적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문장의 단어 하나를 옮기면 의미가 바뀌듯, 코드에 대한 작은 수정만으로 매우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그의 작품에서 언어는 물감이면서 동시에 캔버스가 돼 작은 변형과 변화들로 예측하지 못한 패턴을 구현해 낸다.

레나타 야니셰프스카 작 ‘당신은 영원히 디스코 리듬 안에 있어요’. 박찬 기자
전시의 두 번째 주제는 ‘시적인 기계’다. 수잔 디트로이, 레나타 야니셰프스카, 카렌 라플뢰르가 참여해 생성 알고리즘, AI 기반 드로잉, 영상 기법 등을 통해 생태 감수성, 우주적 상상력을 탐구한 작품들을 펼쳐냈다. 일부 작품은 G.MAP의 몰입형 공간(제4전시실)과 미디어월에서도 상영돼, 코드 기반 예술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준다.

제4전시실에서 감상할 수 있는 레나타 야니셰프스카의 작품 ‘당신은 영원히 디스코 리듬 안에 있어요’는 1분30초가량의 무빙 이미지 작품이다. 합성 팝 이미지와 베네치아의 르네상스 문화를 연상케 하는 미술이 결합해 유쾌한 시청각 경험을 선사한다.

이처럼 이번 전시는 정보를 나타내기 위한 기호 체계였던 ‘코드’가 예술가의 손에서 어떻게 시각적 구조화되고 감성적 언어로 작동할 수 있는지 실현해 냈다. 단순히 데이터를 통제하는 구조를 넘어, 이미지와 정체성을 직조하는 예술의 도구로 기능하는지를 다면적으로 살펴볼 기회이기도 하다.

김희경 G.MAP 센터장은 “이번 전시는 AI와 알고리즘 시대에 코드가 어떻게 예술의 감각과 의미를 재구성할 수 있는지 선보이는 실험적 장”이라며 “앞으로도 국내외 유망한 미디어아티스트들과 협력해 기술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시각을 시민들에게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G.MAP은 전시와 함께 관람객이 코딩의 개념을 쉽게 이해하도록 돕는 아카이브 존과 인터뷰,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콘텐츠도 마련했다. 개막일인 15일 오후 5시에는 작가 고 휘의 퍼포먼스가 오프닝 행사로 열릴 예정이다. 전시 관람은 무료로 할 수 있으며 일정 및 자세한 사항은 G.MAP 공식 홈페이지(http://gmap.gwangju.go.kr/)에서 확인하면 된다.
박찬 기자 chan.park@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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