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FC서울과 작별…“마지막은 무기력보다 최선으로”
SNS 통해 이적 배경 직접 설명…“서울 계획서 제외돼 은퇴 고민”
포항 박태하 감독 “필요하다” 첫 연락…결단 배경에 감동 전해
입력 : 2025. 06. 26(목) 08:49
FC서울과 결별 및 포항 스틸러스 이적 과정을 직접 밝힌 기성용. 기성용 SNS 캡처
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의 프랜차이즈 스타 기성용이 25일 SNS를 통해 서울과의 이별을 직접 전하고 포항 스틸러스 이적을 공식화했다. 그는 “무기력하게 떠나기보다 최선을 다해 뛰는 모습으로 은퇴하고 싶었다”며 작별의 진심을 담았다.

FC서울은 이날 공식 발표를 통해 “구단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 기성용과의 인연을 잠시 멈추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계약 기간은 올해 말까지 남아 있었지만, 구단 내부 조율 끝에 결별이 확정됐다.

기성용은 지난 25일 늦은 오후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랑하는 FC서울 팬들께’라는 글을 올려, 서울과의 작별 배경과 포항 이적 결정 과정을 직접 설명했다.

기성용은 “얼마 전 김기동 감독님과 대화 중, 팀의 계획에 제가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제 은퇴해야 하는 시점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며 “감독님도 제 뜻을 존중한다고 하셨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가족과 주변 축구인들의 만류, 그리고 “아직 뛸 수 있다”는 내면의 목소리가 그를 다시 움직이게 했다. “이렇게 무기력하게 떠나는 것보다, 한 번 더 기회를 잡아 팬들에게 보답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기성용은 “구단에 이 같은 마음을 전하고, 저를 필요로 하는 팀을 기다리고 있었다”며 “포항 박태하 감독님께서 가장 먼저 선뜻 제가 필요하다고 연락을 주셨고 이적을 결정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품어주신 박태하 감독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기성용은 FC서울 유스 출신으로, 2006년 데뷔 후 유럽 무대에서 11년간 활약하다 2020년 다시 서울로 돌아왔다. K리그 통산 198경기 14골 19도움을 모두 서울에서 기록한 대표적인 레전드다.

이런 기성용의 결별 소식에 일부 서울 팬들은 훈련장에 근조화환을 보내고, 모기업 GS그룹 건물 앞에서 트럭 시위를 벌이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기성용은 “갑작스러운 소식에 당혹스러울 팬들께 이해를 구한다”며 “남은 선수 생활 동안 모든 것을 쏟아붓고, 행복하게 축구하는 모습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FC서울은 제 고향이자 자존심이다. 함께한 동료들과 팬들 모두 내 인생에서 지울 수 없는 존재”라며 “여러분들의 사랑은 늘 감동이었고, 그 마음은 영원히 가슴에 담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기성용은 포항 입단 절차를 밟고 있으며, 29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FC서울과 포항의 리그 맞대결에서 이적 후 첫 맞대결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최동환 기자 cdstone@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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