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버스 노조 “파업으로 불편 드려 죄송합니다”
●시내버스 파업은 끝났지만
전국 가장 낮은 임금 수준 호소
서울·부산 비해 최대 50만원 차이
“불가피한 선택 이해헤 주시길”
전국 가장 낮은 임금 수준 호소
서울·부산 비해 최대 50만원 차이
“불가피한 선택 이해헤 주시길”
입력 : 2025. 06. 25(수) 18:19

광주시민들이 19일 광주 서구 광천동터미널 앞 시내버스 승강장에서 버스 파업으로 배차 시간이 길어지면서 무더위 속에 이중고를 겪고 있다. 김양배 기자
“시민들에게 불편을 초래해서 죄송합니다. 그러나 타 시·도에 비해 광주 버스기사의 임금이 낮습니다. 시민들이 지불하는 버스비는 계속 줄어드는데, 버스 기사들에게만 적자 등의 책임을 전가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13일간 진행된 광주광역시 시내버스 파업이 지난 20일 종료됐다.
파업으로 차질을 빚었던 시내버스 운행은 정상화됐지만, 불씨는 남아있다. 지난 20일 광주광역시청 접견실에서 강기정 광주광역시장과 박상복 한국노총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광주지역버스노동조합 위원장, 임동춘 광주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이 시내버스 임단협 합의서를 작성했지만, 풀어야 할 과제도 만만찮다.
●“교섭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박상복 노조 위원장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완전히 교섭이 끝난 것이 아니다”며 “강기정 시장이 정상 운행을 조건으로 제안해 수용했을 뿐이고, 시내버스 ‘(가칭)대중교통혁신회의’를 통해 올해 안에 협상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타 지역에 비해 큰 차이가 나는 광주 시내버스 기사의 임금을 지적했다.
“임금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매달 서울과는 약 65만원 가까이, 부산과는 50만원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안다”며 “부산은 56만원이 오른 반면, 우리는 겨우 13만원 올랐고, 누적하면 월 100만원 가까이 차이 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국에서 가장 낮은 임금을 받는 상황에서 더는 버티기 힘들었다. 시민들이 불편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도 살아야 하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파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파업 기간 중 노조원들의 월급은 일하지 않은 만큼 삭감됐다.
박 위원장은 “우리는 무노동·무임금 원칙을 감수하며 싸웠다. 보상을 시에서 해주면 좋겠지만, 현재로선 혁신위원회에서 논의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향후 협상 일정에 대해서는 “8월 말까지 모든 협상을 마무리하자고 약속했다. 시가 재정 투입을 약속한 만큼, 공공서비스의 가치를 함께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노조는 시내버스 파업으로 시민들에게 불편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그러나 전국 최저 수준의 임금 현실을 바꾸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점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27년 운전해도 월 340만원”
정성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광주전남지회장은 보다 구체적인 현장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는 “버스 기사로 27년을 일했지만 실수령액은 34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연차를 쓰면 수당이 빠져 더 적어지고, 초과근무를 하지 않으면 임금이 늘어나지도 않는다”고 토로했다.
정 지회장은 광주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광주 시내버스 기사들은 이미 10년 전 통상임금을 포기하고 ‘시급제’로 전환해 상여금, 보너스, 고정수당 등을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받았다. 그래서 타 지역보다 손해가 크다”며 “서울은 물론 대전과도 30만~45만 원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임금 격차 외에도 “초과근무 기회도 공정하지 않다. 사업주에게 잘 보이는 기사에게만 기회를 몰아주는 경우도 많다. 이런 차별이 만연해 있다”고 현실을 지적했다.
이어 “외부에서는 기사들이 연봉 5000만원을 받는다고 하지만, 저는 27년 동안 단 한 번도 5000만원 넘겨본 적 없다. 시민들이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정말 고생에 비해 받는 대우는 너무 적다”고 말했다.
정 지회장은 파업 시기조차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려 했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오죽하면 방학이나 주말에 파업하자고 제안했겠나. 교통약자를 배려해 고민한 결과였다”고 설명했다.
시정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광주시가 노동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보인다. 과도한 할인, 지하철 환승 등으로 버스 재정은 줄어드는데, 책임은 버스 노동자에게 떠넘긴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시민의 불편을 줄이고자 노력했고, 고의로 운행을 중단한 것이 아니다. 생존이 걸린 문제였다. 파업의 책임이 모두 버스 기사에게만 있는 것처럼 몰아가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정유철 기자 yoocheol.jeong@jnilbo.com
13일간 진행된 광주광역시 시내버스 파업이 지난 20일 종료됐다.
파업으로 차질을 빚었던 시내버스 운행은 정상화됐지만, 불씨는 남아있다. 지난 20일 광주광역시청 접견실에서 강기정 광주광역시장과 박상복 한국노총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광주지역버스노동조합 위원장, 임동춘 광주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이 시내버스 임단협 합의서를 작성했지만, 풀어야 할 과제도 만만찮다.
●“교섭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박상복 노조 위원장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완전히 교섭이 끝난 것이 아니다”며 “강기정 시장이 정상 운행을 조건으로 제안해 수용했을 뿐이고, 시내버스 ‘(가칭)대중교통혁신회의’를 통해 올해 안에 협상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타 지역에 비해 큰 차이가 나는 광주 시내버스 기사의 임금을 지적했다.
“임금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매달 서울과는 약 65만원 가까이, 부산과는 50만원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안다”며 “부산은 56만원이 오른 반면, 우리는 겨우 13만원 올랐고, 누적하면 월 100만원 가까이 차이 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국에서 가장 낮은 임금을 받는 상황에서 더는 버티기 힘들었다. 시민들이 불편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도 살아야 하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파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파업 기간 중 노조원들의 월급은 일하지 않은 만큼 삭감됐다.
박 위원장은 “우리는 무노동·무임금 원칙을 감수하며 싸웠다. 보상을 시에서 해주면 좋겠지만, 현재로선 혁신위원회에서 논의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향후 협상 일정에 대해서는 “8월 말까지 모든 협상을 마무리하자고 약속했다. 시가 재정 투입을 약속한 만큼, 공공서비스의 가치를 함께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노조는 시내버스 파업으로 시민들에게 불편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그러나 전국 최저 수준의 임금 현실을 바꾸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점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27년 운전해도 월 340만원”
정성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광주전남지회장은 보다 구체적인 현장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는 “버스 기사로 27년을 일했지만 실수령액은 34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연차를 쓰면 수당이 빠져 더 적어지고, 초과근무를 하지 않으면 임금이 늘어나지도 않는다”고 토로했다.
정 지회장은 광주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광주 시내버스 기사들은 이미 10년 전 통상임금을 포기하고 ‘시급제’로 전환해 상여금, 보너스, 고정수당 등을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받았다. 그래서 타 지역보다 손해가 크다”며 “서울은 물론 대전과도 30만~45만 원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임금 격차 외에도 “초과근무 기회도 공정하지 않다. 사업주에게 잘 보이는 기사에게만 기회를 몰아주는 경우도 많다. 이런 차별이 만연해 있다”고 현실을 지적했다.
이어 “외부에서는 기사들이 연봉 5000만원을 받는다고 하지만, 저는 27년 동안 단 한 번도 5000만원 넘겨본 적 없다. 시민들이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정말 고생에 비해 받는 대우는 너무 적다”고 말했다.
정 지회장은 파업 시기조차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려 했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오죽하면 방학이나 주말에 파업하자고 제안했겠나. 교통약자를 배려해 고민한 결과였다”고 설명했다.
시정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광주시가 노동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보인다. 과도한 할인, 지하철 환승 등으로 버스 재정은 줄어드는데, 책임은 버스 노동자에게 떠넘긴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시민의 불편을 줄이고자 노력했고, 고의로 운행을 중단한 것이 아니다. 생존이 걸린 문제였다. 파업의 책임이 모두 버스 기사에게만 있는 것처럼 몰아가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