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누리 “한국 교육, 민주 시민 아닌 파시스트 양산”
입시·학력 추구…경쟁·복종 당연시
“엘리트층, 권위주의적 사고 깊어”
입력 : 2025. 05. 06(화) 17:28
김누리(오른쪽) 중앙대 독어독문학과 교수가 최근 전남일보를 찾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요동치는 대한민국 정치 지형과 관련해 인터뷰를 나눴다. 특히 김 교수는 한국교육과 정치 구조를 대한민국의 핵심적인 문제로 꼽고 진단을 이어갔다. 전남일보 유튜브 채널 ‘진일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정치 지형이 요동치는 가운데, 김누리 중앙대 독어독문학과 교수는 한국 교육과 정치의 구조적 문제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김 교수는 최근 광주를 찾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교육 체계는 오직 입시와 학력만을 추구한다”며 “이는 민주 시민이 아닌 파시즘을 신봉하는 파시스트를 양산하는 시스템”이라고 지적했다. ‘파시즘’은 개인의 자유보다 국가의 권위와 질서를 앞세우고, 종종 폭력과 탄압을 통해 그 질서를 유지하려는 극단적 전체주의를 말한다.

그는 “경쟁과 우열, 복종을 당연시하는 한국 교육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무너뜨리고 있다”며 이러한 교육 구조가 사회 전반에 파시즘적 사고방식을 내면화하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서울대 법대를 비롯한 엘리트층에서도 민주적 가치보다 권위주의적 사고가 깊게 배어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독일의 경쟁 폐지형 교육개혁 사례를 언급하며 “1970년대 독일은 ‘경쟁 교육은 야만’이라는 인식 아래 등수와 석차를 폐지하고 대학 입시도 없앴다”며 “이는 민주 시민 양성의 토대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도 입시 경쟁을 완화하고 다양성과 평등을 중심에 둔 교육 개혁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치 구조에 대해선 “한국 양당제는 수구-중도 보수의 권력 분점일 뿐”이라며, “민주당도 진보 정당이 아니다. 이재명 대표의 우클릭이 그 증거”라고 했다.

지역주의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호남이 진정한 진보 정당의 토양이 돼야 한국 정치가 바로 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끝으로 “민주주의는 제도보다 시민의 성숙에 달렸다”며 “일상 속 경쟁과 복종을 당연시하는 태도 자체가 이미 파시즘”이라고 말했다.
정유철 기자
교육 최신뉴스더보기

기사 목록

전남일보 PC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