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우, 그냥 거포 아니다…KIA 중심 지키는 42세 베테랑
타자 줄부상에도 자리 지킨 ‘거목’
지명타자부터 외야 수비까지
399홈런 등 ‘해결사’ 역할도
“이게 인생 아니겠냐” 책임 의식
입력 : 2025. 04. 29(화) 16:31
27일 광주-기아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홈 경기를 마치고 가진 인터뷰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민현기 기자
KIA타이거즈 최형우가 지난 27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LG와의 시즌 3차전에서 솔로 홈런을 터뜨린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KIA타이거즈 제공
시즌 개막 이후 올해 들어서만 5명이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지만 KIA타이거즈의 최고령인 최형우는 꿋꿋하게 중심을 지켜주고 있다.

아들같은 후배가 부상을 겪자 지명타자 자리를 내주고 외야 수비를 나가는 솔선수범을 보이는 동시에 KBO 역대 4번째 400홈런 기록을 1개만 남겨두고 있다.

지난해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지명타자 부문 수상의 영예를 안았고 ‘최고령 안타’, ‘최고령 야수 출장’, ‘최고령 타점’ 등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최형우가 올시즌에도 KIA의 해결사이자 아버지다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이범호 KIA 감독은 27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전날 경기 도중 통증을 호소하고 교체됐던 나성범에게 근육 손상이 발견돼 최소 2주간 재활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김도영이 부상에서 돌아와 1군으로 콜업된 지 이틀 만이다.

이처럼 KIA에 부상 악재는 끊이질 않고 있다. 개막전 첫 경기에서 김도영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고 박찬호가 무릎 부상을, 김선빈 마저 허벅지 근육 손상으로 자리를 비웠었다. 심지어 불펜 필승조 좌완 투수 곽도규가 왼쪽 팔목 굴곡근 부상으로 내측측부인대 재건술(토미 존 수술)을 받게 되면서 사실상 시즌 아웃됐다.

이렇게 팀의 이탈자가 많아지면서 팀의 순위도 곤두박질 쳤고 팀 내 분위기가 뒤숭숭 할 때 최형우가 먼저 팀을 위해 헌신하고 나섰다. 26일과 27일 LG전에서 자신보다 스무살 어린 선수인 김도영이 부상에서 완벽하게 회복될 때까지 지명타자 자리를 내주고 낮 경기에 외야 수비에 나가면서도 전혀 힘든 내색을 보이질 않았다.

팀 내 최고령인데도 타석에도 가장 많이 나서고 있다. 29일 오전 기준 최형우(108타석)는 나성범(110타석)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타석에 들어섰다. 나성범이 당분간 부상으로 이탈함에 따라 이날 오후 경기에서 바로 따라잡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 시즌에도 116경기 487타석을 기록하며 팀 내 다섯 번째로 많은 타석에 섰다.

단순히 타석에 많이 서는 게 아니라 해결사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최형우는 지난 27일 LG전에서 3타수 1안타 1홈런 2타점으로 승리의 중요한 키플레이어 역할을 했다. 또 개인 통산 399호 홈런을 터뜨리며 KBO 역대 2번째 400홈런을 1개만 남겨두기도 했다.

시즌 들어서는 108타석에서 27안타 4홈런 14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타율이 0.281인 최형우는 득점권에 주자가 있으면 타율이 1할 늘어난 0.292를 해내고 있다. 지난 시즌도 주자가 없는 상황 0.239였던 타율이 득점권만 되면 0.331로 증가하며 ‘해결사’ 역할을 해내며 팀 우승에 기여했다.

최형우는 “김도영이 오자 나성범이 떠난다. 진짜 진짜 말이 안되는데 이게 인생 아니겠나 싶다”면서 “나이가 30대 후반이 되면서 타격감이 올라오면 쭉 가야 하는데 아침에 일어나면 전날 좋았던 컨디션이 사라진다. 처음부터 몸을 만들어야 한다. 홈런은 관심이 없고 안타 하나에도 만족하는데 그 안타가 중요할 때 나오면 그렇게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민현기 기자 hyunki.min@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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